코로나 특수 '컨테이젼' 안방관객 19만…극장관객은 최저 갱신

중앙일보

입력 2020.03.12 18:01

업데이트 2020.03.12 22:14

코로나 19 사태로 새삼 주목 받고 있는 2011년 재난 영화 '컨테이젼'. 주연 배우 주드 로가 극 중 원인불명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특수 복장을 입고 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코로나 19 사태로 새삼 주목 받고 있는 2011년 재난 영화 '컨테이젼'. 주연 배우 주드 로가 극 중 원인불명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특수 복장을 입고 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람은 하루 최대 3000번 얼굴을 만져요. 매분 3~5회. (중략) 문손잡이를 비롯해 정수기, 엘리베이터 버튼 등 그 모든 게 병균을 옮기죠.”

‘신종 코로나 닮은꼴’로 소문난 재난영화 ‘컨테이젼’(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속 전염병 전문 박사(케이트 윈슬렛)의 대사다. 원인불명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와 판박이란 입소문과 함께 9년 만에 ‘필람영화’로 소환됐다.

재난 영화 '컨테이젼' '감기'
'코로나 닮은꼴'로 안방 흥행
영화 관객 IPTV·OTT로 대이동
영화관은 하루 관객 겨우 5만

코로나 닮은 '컨테이젼' 방구석 관객 19만

박쥐에서 돼지, 돼지에게서 사람, 또 사람에게로 번져가는 전파 경로, 또 홍콩 출장을 다녀온 미국 기업 임원(기네스 펠트로)이 최초 확진‧사망한 후 어린 아들까지 전염된단 설정이 지금 사태와 소름 돋게 공감된다. 사람간의 직접 접촉 외에 바이러스가 묻은 간접 접촉도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직배한 이 영화는 맷 데이먼, 마리옹 코티야르 등 스타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2011년 개봉 당시 2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최근 코로나 19와 함께 안방극장에서 재조명되며 5주간(1월 27일~3월 1일) 19만3658건이나 상영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올레tv, Btv, U+ 등 IPTV 3사와 케이블TV VOD 영화 이용 건수를 집계하는 온라인 통합전산망 기준이다. 왓챠플레이 등 OTT와 인터넷 VOD가 빠진 수치임을 감안하면 안방극장 흥행이 개봉 당시 성적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첫 사망자 발생 후 관람 건수 급등

영화 '컨테이젼'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그렸다. 기네스 펠트로(맨 오른쪽 아래)가 연기한 미국 기업 임원은 초기 확진, 사망한다. 의료진이 두개골 등 사체 부검을 통해 바이러스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도 나온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컨테이젼'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그렸다. 기네스 펠트로(맨 오른쪽 아래)가 연기한 미국 기업 임원은 초기 확진, 사망한다. 의료진이 두개골 등 사체 부검을 통해 바이러스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도 나온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진위 온라인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고 일주일째던 1월 27일 15위로, 순위권에 진입한 후 내내 주간 흥행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코로나가 잠시 진정 국면으로 보였던 지난달 10~16일 16위로 하락했지만 20일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후엔 주간 순위 4위까지 올라섰다.

'집콕' 늘며 영화관객 온라인 대이동

코로나 특수를 맞은 건 이 영화만이 아니다. 집에 콕 틀어박히는 ‘집콕’ 족이 늘면서 안방극장은 성황을 이뤘다. 영화 관람 인구가 오프라인 극장에서 온라인으로 대이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돌파한 2일 서울시내 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돌파한 2일 서울시내 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영진위 온라인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영진위에 집계된 가장 최근 기록인 3월 1일까지 5주간 총 온라인 영화 이용 건수는 411만 건. 지난해 동기간(5~9주차‧1월 28일~3월 3일) 223만 건 대비 183%, 거의 2배 증가했다.

지난해엔 여러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가 이 기간에 있었고 올해는 없었다. 디지털‧온라인 영화 시장규모가 지난해, 전년 대비 7.5% 성장한 등(영진위 ‘2019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성장 추세인 걸 감안해도 큰 폭의 증가다. 코로나 여파로 해석하는 이유다.

왓챠 일요일 시청시간 2배 급증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도 국내 확진자의 영화관 방문 사실이 알려진 1월 30일 직후 주말(2월 1~2일) 역대 주말 시청분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왓챠 측이 11일 중앙일보에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들의 매주 일요일 시청시간도 코로나 확산 이후 꾸준히 늘었다. 설 연휴 전 일요일이던 1월 19일 시청시간을 평시 기준치(100)로 둘 때, 지난달 2일엔 108.57로 증가하기 시작해 23일 114.17, 이번달 1일 136.87, 8일 204.04로 증가했다.

치사율 100% 바이러스 확산을 그린 한국영화 '감기'도 코로나19 사태 속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진 아이필름코퍼레이션 , 아이러브시네마]

치사율 100% 바이러스 확산을 그린 한국영화 '감기'도 코로나19 사태 속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진 아이필름코퍼레이션 , 아이러브시네마]

왓챠에서도 ‘컨테이젼’ 같은 감염병 소재 재난영화가 인기다. 왓챠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올 1월까지만 해도 많이 본 콘텐트 순위 100위권 바깥에 있었으나 지난달 순위가 수직으로 상승하며 28일엔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체르노빌’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염병 재난영화 '감기'도 주목

세계 최대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판데믹(pandemicㆍ전염병 경보단계 최고 위험 등급)을 선언한 12일 홈페이지 전면에 전염병에 관한 다큐멘터리 '판데믹: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내걸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대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판데믹(pandemicㆍ전염병 경보단계 최고 위험 등급)을 선언한 12일 홈페이지 전면에 전염병에 관한 다큐멘터리 '판데믹: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내걸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주목받은 영화론 김성수 감독의 300만 흥행작 ‘감기’(2013)도 있다. 치사율 100%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도시 봉쇄, 집단 사망 등을 다룬 내용이 재조명되며 지난달 왓챠 많이 본 순위 7위까지 올랐다. 이 영화는 영진위 온라인 통합전산망 주간 순위에도 1월 27일주부터 20위권에 진입해 단 한 주(2월 10~16일)를 제외하곤 줄곧 순위권을 지켰다.

코로나 여파에 TV 보는 시간도 늘었다. 미디어 매니지먼트 전문회사 미디어오딧코리아의 11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가구 시청률이 36.3%(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로 전월 대비 2.7% 상승”했다. 2월 TV 시청 시간이 “전월 대비 약 8% 증가했다”는 의미다.

개학연기·재택근무…TV 시청 늘어

이 자료는 “일반적으로 2월 시청률은 1월보다 낮았다”면서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TV 시청률과 시간도 늘어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학생들의 개학 연기와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늘면서 평일 근무 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6시 TV 시청률은 2월 마지막 주 40%까지 치솟았다.

특히 뉴스 장르에 상승효과가 집중됐다. 2월 한 달간 코로나 19 뉴스특보의 가구당 평균 시청횟수는 약 44회로 하루 평균 1.5회 이상 뉴스특보를 시청했다.

영화관은 평일 5만 관객, 역대 최저  

반면 극장가는 썰렁했다. 안방극장이 전년 대비 2배 흥행한 1월 27일~3월 1일 5주간 극장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설 대목까지 끼었던 같은 주차(5~9주차·1월 28일~3월 3일) 총 2714만명이 들었던 반면, 올해는 이 기간 1012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현재 평일 일일 관객 수는 5~6만명 수준. 지난 10일엔 하루 관객 수는 5만1382명으로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외출 자제로 인해 관객 발길이 뜸해진 데다, 개봉 예정했던 신작들이 대거 일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개봉해 2주 연속 흥행 정상에 오른 할리우드 공포영화 ‘인비저블맨’이 35만 관객을 간신히 넘겼을 정도다.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개봉을 연기하기 힘든 저예산‧독립영화와 더불어 흥행 부담이 적은 재개봉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올라 있다.

해외 극장들도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멀티플렉스 영화관 옴니플렉스(Omniplex)에서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꺼내놓은 방침이다. [옴니플렉스 페이스북 캡처]

해외 극장들도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멀티플렉스 영화관 옴니플렉스(Omniplex)에서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꺼내놓은 방침이다. [옴니플렉스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 타격 극장가, 하반기 만회할까

다만, 줄어든 관객 수가 올 하반기 코로나 사태가 일단락되면 폭발적으로 채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는 “한국의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2013년 이후 매년 어떤 상황에서든 평균 4회를 넘어왔다”면서 “하반기에 천만 영화가 두어 편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전년 대비 0.2회 늘어난 4.37회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산업정보조사기관인 IHS 마킷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국가의 이 수치는 아이슬란드 4.32회, 호주 3.56회, 미국 3.51회 등으로 한국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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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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