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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연 김세의·신의한수 우동균···미래한국당 줄 선 보수유튜버

중앙일보

입력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 [뉴스1]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 [뉴스1]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 유튜버들이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몰리고 있다. 10일 공개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총 531명 가운데 보수 성향 유튜버 상당수가 비례대표 도전장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유튜브에서 55만9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43) 대표가 미래한국당에 비례 공천을 신청했다. MBC 기자 출신인 김 대표는 퇴사 이후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가세연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구독자 121만명을 보유한 '신의한수' 우동균(29) 기자, 27만 구독자를 확보한 '지식의 칼' 이재홍(37) 대표, 10만 구독자를 보유한 '호밀밭의 우원재'의 우원재(30) 대표, 구독자 7000명의 '청년화랑TV' 김현진(36) 대표도 비례 공천을 신청했다. 이들은 각자 채널에서 보수 관점의 정치 영상물을 업로드해왔다.

지역구 선거에 도전장을 낸 보수 유튜버도 있다. 구독자 60만여명의 '김태우TV'를 운영 중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서울 강서을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아베 (일본) 수상께 사죄드린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주옥순TV'(구독자 20만여명)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통합당 포항 북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보수 유튜버의 정치권 유입 현상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유튜버의 영향력 증대와 기성 언론에 대한 보수 정당의 '정서적 불신'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버들은 기성 언론에 비해 진영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는 특성이 있다. 보수 야당 내에도 “기존 언론은 친정부 성향에 편파적”이라는 분위기가 있어 상당수 유튜버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강경 투쟁으로 당을 이끌면서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보수 유튜버가 핵심 기반 역할을 했다"며 "당과 이들이 상당히 긴밀하게 연결됐던 게 이번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신청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활동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정치의 극단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 손상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구독자나 인기를 위해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들이 다수 정치권에 합류할 경우 정치가 지나치게 극단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정부를 무작정 비판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정치 지망생들에게 줄 수 있다. 비례대표 제도의 기본적인 기능이 손상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기정·함민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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