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인구 70% 걸릴 수도”…이탈리아 사망 600명 넘어

중앙일보

입력 2020.03.12 00:03

업데이트 2020.03.1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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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 이어 영국의 보건부 차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유럽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스페인 2002명, 독일 1296명 감염
이탈리아 확진 1만명, 치사율 6.2%
“기저질환 있는 고령 인구 많아”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네이딘 도리스(62) 영국 보건부 차관이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도리스 차관은 지난 6일부터 의심 증상을 보였으며,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도리스 차관은 지난 5일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최한 리셉션에 참여했다고 미 CNN방송은 보도했다.

유럽‘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유럽‘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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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에는 프랑스의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도 10일 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예방 차원에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나왔다고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확인했다. 이에 따라 WTO는 오는 20일까지 모든 회의를 중단한다고 회원국들에 통보했다.

유럽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나 다름없는 이탈리아에서는 상황이 악화일로다. 10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확진자 1만149명, 사망자 63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이 확인된 지 18일 만에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사망률은 약 6.2%로 WHO 통계로 추산한 평균 사망률 약 3.6%(확진 11만8223명, 사망 4291명)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밀라노 소재 사코병원의 감염내과 전문의 마시모 갈리 교수는 최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노인의 국가”라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인구가 많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의학재단인 ‘증거기반의학그룹(GIMBE)’의 니노 카르타벨로타 대표는 알자지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증상자만 검사하는 이탈리아의 대응 체계 특성상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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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베네치아에 거주하는 교민 이상호(35)씨는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탈리아의 한 유력 정치인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뒤에야 당국의 조치들이 빠르게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동 제한 명령이 조금 더 일찍 시작됐어야 했는데, 이미 북부에서 남부로 전국적으로 퍼질 대로 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이태리부부’를 운영하며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현지 사람들도 열에 셋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며 “그전까진 심한 감기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이제야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1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이탈리아 외에 스페인(2002명), 프랑스(1774명), 독일(1296명) 등도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류는 코로나19에 면역력이 없고, 아직 백신과 치료법도 없다. 궁극적으로 매우 많은 인구가, 전문가들이 보기엔 독일 인구의 60~70%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CNN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지금 별로 아는 것이 없는 상황에 있고,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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