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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 20석 이상 너끈"…민생당 "인물론 먹히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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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생당 의원. [뉴스1]

박지원 민생당 의원. [뉴스1]

4ㆍ15 총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 간 호남 쟁탈전이 치열하다. ‘28석(광주ㆍ전남ㆍ전북)의 싸움’이다.

20대 총선에서 호남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은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세력을 잃었고 잔존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민생당이 이 지역을 기반으로 ‘호남 명가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바른미래당ㆍ대안신당ㆍ민주평화당이 뭉친 민생당은 “인물론을 통해 2016년 국민의당 바람을 재현하겠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은 미래통합당과 경쟁해 원내 1당을 유지하기 위해선 ‘호남 압승’이 절실하다. 옛 영토 회복을 노리는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열성적 지지 성향과 높은 정당지지율을 토대로 “20석 이상은 너끈히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정의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호남 쟁투가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목포ㆍ전주ㆍ군산 ‘경합’

최대 격전지는 박지원 민생당 의원, 민주당 소속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대결하는 전남 목포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2~23일 목포 거주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김 전 부시장이라고 한 응답자 비율은 35.8%로 박 의원(21.4%)과 윤 의원(13.9%)이라고 응답한 비율을 앞질렀다. 다만 "지지여부 관련 없이 누가 당선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선 박 의원(40.1%)이 김 전 부시장(28.9%), 윤 의원(6.3%)에 앞섰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높고 인지도는 박 의원이 높아서 생긴 차이"라고 분석했다. 민생당 관계자는 "박지원 인물론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왼쪽)과 정동영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왼쪽)과 정동영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민생당 정동영 의원과 민주당 소속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0대 총선 이후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전북 전주병도 승부처로 꼽힌다. 둘은 전주고-서울대 선후배 사이이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관영 무소속 의원과 민주당 소속 신영대 전 지역위원장이 맞대결을 벌이는 전북 군산도 경합지역으로 분류된다.

10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생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의 지역구인 여수을에서는 김회재 전 광주지검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김 예비후보 외에 아직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예비후보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추가 등록자가 없다면 김 전 지검장의 무투표 당선이 가능하다. 주 부의장은 “1991년 전남도의원을 시작으로 여천군수, 초대 통합 여수시장, 4선 국회의원에 국회부의장이라는 과분한 직책까지 수행했다. 저를 믿고 8번이나 당선시켜주신 여수시민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②광주선 민주당 강세

8개 지역구가 있는 광주는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전멸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우세가 두드러져 상전벽해를 실감케 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에서 광주 동-남갑 현역인 장병완 민생당 의원은 20.4%의 지지를 얻어 윤영덕 민주당 예비후보(43.8%)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광산갑 4선 의원인 김동철 민생당 의원은 지난달 23~24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에서 10.2%를 얻어 이석형 민주당 예비후보(50.9%)에 크게 열세였다(※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생당은 "막상 선거가 임박하면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작동되면서 민주당 후보들과 접전 양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향자 전 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천정배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양향자 전 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천정배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광주 북갑에서 조오섭 민주당 예비후보의 도전장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리 인물론을 내세워도 정당지지율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광주 광산을은 민주당에서 민형배·박시종 예비후보 간 재경선 결정이 나오면서 양측 간 이전투구식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경선에서 승리했던 박 예비후보는 “재경선을 결정한 당에 분노한다”며 반발했고 민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는 신인의 탈을 쓴 구태정치의 끝판왕”이라고 공격했다.

③곳곳에서 펼쳐지는 '리턴매치'

4년 전 총선에서 989표 표차로 당락이 갈렸던 정동영 의원과 김성주 전 이사장을 포함해 호남에서 재대결하는 지역구는 8곳에 달한다. 전북 익산을에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민주당 예비후보가 4선 현역인 조배숙 민생당 의원을 상대한다. 20대 총선에선 조 의원이 46.1%로 한 예비후보(36.8%)를 꺾었다.

21대 총선 호남 리턴매치 지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1대 총선 호남 리턴매치 지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경환 민생당 의원과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맞붙는 광주 북을, 천정배 민생당 의원과 양향자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격돌하는 광주 서을도 지난 총선에 이은 리턴매치 지역이다.

④민주당 “정당지지율” vs 민생당 “인물론”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호남 유권자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62%였고, 민생당은 1%에 그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23~25석 정도 싹쓸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생당은 인물론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민생당 관계자는 "호남은 전략투표를 하는 곳이다. 민주당 공천 잡음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만큼 민생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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