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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태아보험 사은품으로 유모차?…그러다 벌금 냅니다

중앙일보

입력

"축하드려요, 임신 5주차입니다" 아직 부르지도 않은 배를 쓰다듬으며 '이제 뭘 해야 하지?' 생각하셨나요? "태아보험부터 가입해야지"라는 선배들의 조언에 인터넷을 뒤져보던 참이었나요? 그럴 줄 알고 '태아보험 꿀팁'을 정리해봤습니다.

신생아. fre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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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보험은 없다

=태아보험이라는 상품군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일반적인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되, 임신 초기에만 설정할 수 있는 태아 특약, 산모 특약 등을 추가해 가입하면 이게 곧 태아보험이다.

=태아 특약엔 신생아 질병 입원일당, 선천이상 수술비, 선천이상 입원일당, 저체중아 입원일당(인큐베이터) 등이 포함된다. 산모 특약으로는 임신 중 질환, 출산 질환, 유산, 조산 등에 대한 치료비 및 입원일당 담보 특약 등이 있다.

#태아보험엔 때가 있다?

=태아 보험도 너무 늦게 찾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임신 22주 내 가입'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실시하는 기형아 검사 결과도 어린이보험 태아특약 가입의 중요한 기준이다. 통상 기형아 검사는 임신 12주차쯤 받는다. 만약 태아가 선천적 기형을 가졌다는 사실을 안 뒤 보험에 가입하려 한다면 일부 특약 가입이 안 된다. 기형 사실을 알고도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는다면 이는 '고지의무' 위반이다.

지난해 6월 열린 건강한 모유 수유 아기 선발대회. 뉴스1

지난해 6월 열린 건강한 모유 수유 아기 선발대회. 뉴스1

#30세냐 100세냐, 그것이 문제?

=어린이보험의 보장 만기는 통상 30세다. 하지만 100세 만기, 80세 만기 등 크게 늘릴 수도, 반대로 줄일 수도 있다. 보통은 30세와 100세 중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역시 보험료다. 납부 기한(통상 20년) 동안 30세 만기 보장에 따른 보험료를 낼 것이냐, 100세 만기 보장에 따른 보험료를 낼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 30세 만기 때 월 납입 보험료는 5만원 내외, 100세 만기 때 월 납입 보험료는 11만원 내외다.

#유모차 못 받으면 손해?

=태아보험을 검색하면 항상 따라 나오는 키워드가 '사은품'이나 '선물'이다. 육아 선배로부터 "유모차나 카시트 하나 못 받으면 손해"라는 얘기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정말 손해일까?

=사은품은 보험사가 아닌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제공한다. 세상에 공짜 없다. 선물에 큰 비용을 지출해가며 고객 유치에만 열 올리는 설계사는 오랫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담당 설계사를 잃은 보험은 소위 '고아 보험'이 된다. 이때부터 아무런 관리를 받지 못하고, 보험금 청구나 계약 전환 때도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과도한 사은품은 불법이다. 보험업법상 보험 가입자에게 연간 보험료의 10분의 1 또는 3만원 이상의 사은품을 제공하는 설계사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등록 취소나 업무 정지 징계도 받는다. 이 경우에도 해당 보험은 '고아보험'이 된다. 설계사에게 먼저 요구해서도 안 된다. 법정 한도를 초과한 금액의 사은품을 요구한 보험 가입자 역시 처벌 대상이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태아보험을 검색한 결과. 인스타그램 캡처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태아보험을 검색한 결과. 인스타그램 캡처

#어떻게 해야 싸게 가입?

=태아보험을 더 싸게 가입하는 방법은 없을까? 무해지형을 고려할 만하다. 무해지형은 보험료가 20%가량 저렴한 대신 보험료 납입 기간에 보험을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을 받지 못하는 상품이다.

=어린이보험은 보장 내용이 성인보험보다 워낙 좋다. 중도에 해지할 유인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당장 보험료를 낮추는 게 급하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인터넷 다이렉트 전용 상품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18% 이상 저렴하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다이렉트 전용 상품을 두고 있다.

=태아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해상은 다이렉트 채널에 태아보험을 올려뒀지만, 전용 상품이 아닌 일반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것과 비교해 장점이 전혀 없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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