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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다시 발사체 도발한 北···마스크 안줬다고 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9일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또 벌였다. 지난 2일 강원도 원산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보이는 발사체 2발을 쏜 뒤 1주일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위로의 뜻을 전하는 친서를 보낸 후 닷새 만의 일이다.

3발 이상의 발사체 동해쪽으로 쏴 #유사시 헷갈리게 하는 '섞어 쏘기' #북한 마스크 요구를 한국이 거부 #기사가 나간 날 공교롭게도 발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6분쯤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가 북동쪽으로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이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최대 200㎞였고, 고도는 50㎞였다.  합참은 당초 3발이 발사됐다고 밝혔으나, 이후 ‘다종(多種)의 단거리 발사체’라고 바꿨다. 군 당국은 3발 이외 발사체의 비행을 추가로 포착한 뒤 대외 발표 내용의 자구를 일부 고쳤다. 일본의 고로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발사체는) 복수(複數)발”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날 발사체가 모두 4발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중 쏘아올린 초대형 방사포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지난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중 쏘아올린 초대형 방사포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군 관계자는 “3발은 동일한 탄도 특성을 보인다”며 “정확한 제원은 한ㆍ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다종(여러 종류)’은 북한이 두 종류 이상의 방사포(다연장로켓)를 한 번에 사격하는 ‘섞어 쏘기’를 했을 가능성을 뜻한다. 북한은 지난해 5월 4일 강원도 원산 인근의 호도반도에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19-1)을 최소 두 종류 이상의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혼합해 공격할 경우 한ㆍ미 군 당국은 초기 분석과 대응에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지난 2일 북한이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중 쏘아올린 방사포.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지난 2일 북한이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중 쏘아올린 방사포.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북한은 9일에도 장거리 방사포와 단거리 방사포를 섞어 쏴 한국의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절차를 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지난달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타격 훈련과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 연속 발사에 이어 이날 발사도 매년 겨울철 훈련의 하나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지난해 연말 나름대로 도발 시간표를 짰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을 것”이라며 “일련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로 예열하면서 슬슬 한ㆍ미는 물론 세계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고 말했다.

군 내부에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신종 코로나와 관련짓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부인하고 있지만, 한ㆍ미 정보 당국은 북한 내부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 중이며 사망자도 상당하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의료 인력과 시설, 장비가 부족한 북한이 신종 코로나에 속수무책이면서 내부 불만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군 당국은 지난 2일 발사의 배경에도 외부 도발을 통해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9일 발사는 한국이 북한의 마스크 지원 요구를 거절했다는 일본 요미우리(每讀) 신문 기사가 나온 시점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한국의 북한의 마스크 지원 요구에 대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요미우리 기사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이철재ㆍ김상진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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