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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타다는 멈춘다는데 타다만한 플랫폼택시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타다 금지법' 통과 이후 주목할 3가지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타다 베이직 차량이 운행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타다 베이직 차량이 운행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크게 2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타다 베이직 등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기사 포함 렌터카’(기포카) 모델은 금지하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플랫폼 택시를 새로 도입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그간 ‘모빌리티 불모지’로 불려온 국내 산업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짚어봤다.

①타다의 플랜B는?

타다 서비스 운영사 쏘카·VCNC는 개정안 통과 직후인 지난 7일 ‘타다 앱’에 공지를 올렸다. 기포카 모델인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법안 공포 시점부터 1개월 내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1년 6개월간 시행 유예기간이 있지만, 중단 발표부터 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동약자용 서비스 타다 어시스트는 8일 중단했다.

그렇다면 쏘카·VCNC의 ‘플랜B’는 무엇일까.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강경 대응’ 했지만 다른 투자자도 얽혀있어 모빌리티 사업 자체를 전면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쏘카의 1대 주주는 이재웅 대표, 2대 주주는 SK다.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도 투자했다.

업계에선 고급택시 ‘타다 프리미엄’과 공항이동 서비스 ‘타다 에어’ 등을 중심으로 피보팅(사업방향 전환), 매각 및 인수합병 등 다양한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또 타다 베이직이 ‘잠정 중단’인 만큼 플랫폼 택시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특히 개정안이 플랫폼 택시 차량 확보 방법으로 렌터카를 허용하고 있어 쏘카 입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전면 차단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여금 등 부담은 있지만 플랫폼 택시를 통해 렌터카도 모빌리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 자체가 열리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이 업계에서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타다 관련 사건 어떻게 진행됐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타다 관련 사건 어떻게 진행됐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②모빌리티 스타트업 클 수 있을까?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개정안이 큰 틀에서 ‘판’을 짠 것이라면 이제는 세부적인 시행령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돼서다. 플랫폼 택시를 얼마나 허가해 줄지를 정하는 ‘총량’, 허가 대수 또는 운행 횟수에 따라 내는 액수를 정하는 ‘기여금’이 주요 내용이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조만간 스타트업끼리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량과 기여금이 중요한 것은 자칫하면 플랫폼 택시가 대기업 ‘판’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기여금은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스타트업에 거대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행령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본 뒤 플랫폼 택시 사업에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스타트업이 많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새롭게 뭔가 하려면 투자자도 설득해야 하고 결정할 게 많은데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다"며 "구체적인 시행령 내용을 보고 나서야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혁신적 서비스 나올까?

타다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인 7일 서울 송파구 한 도로에 카카오T블루 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타다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인 7일 서울 송파구 한 도로에 카카오T블루 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새로운 시장을 여는 법안인 만큼 얼마나 혁신적 서비스가 이 법안을 토대로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잘 굴러가던 타다를 금지하면서까지 만든 법인데 가격·서비스면에서 소비자 기대를 충족하는 새로운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패한 법이 될 수 밖에 없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플랫폼 택시가 업계의 난제(難題)인 ‘기사 서비스’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나 KST모빌리티가 택시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타다만큼 평가가 좋지는 않았다. 가맹사업인 탓에 소비자와 만나는 최일선인 ‘택시기사’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워 서비스 품질을 원하는 만큼 높이기 어려웠다는 게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새로 나오는 플랫폼 택시가 타다를 통해 높아진 소비자의 기준을 얼마나 충족할지가 제도 전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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