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보리 '방사포 발사 규탄'에 발끈한 北 "중대 반응 유발"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이 7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지역 5개국이 5일 발표한 대북 규탄 성명에 대해 “미국의 사촉(사주)을 받은 무분별한 처사”라며 “우리의 중대한 또 다른 반응을 유발시킬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월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 이후 약 두 달 만

영국·프랑스·독일·벨기에·에스토니아 등 유엔 안보리 유럽지역 5개국이 공동 성명에서 지난 2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국제 평화와 안전뿐만 아니라 만장일치로 채택된 안보리 결의에도 명백하게 위반된다”고 규탄하자, 약 하루 만에 외무성 담화로 반발한 것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방사포병의 통상적인 훈련마저도 규탄의 대상이고 그 무슨 ‘결의위반’으로 된다면 우리더러 눈앞에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군사력은 무엇으로 견제하며 우리 국가는 어떻게 지키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은 영국·프랑스·독일을 콕 집어 “이 나라들의 비논리적인 사고와 억지는 점점 우리를 적대시하는 미국을 빼닮아가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담화는 지난 1월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낸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당시 김 고문 담화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생일축하 메시지가 한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김 고문은 한국을 향해선 “남조선 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에는 “조미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경악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경악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도 1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국가 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이후 두 달가량 단 한 건의 담화도 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일 신형 방사포 발사 이후 이튿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 담화로 포문을 연 뒤 대외 메시지 발신에 나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5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7일)로 이어지며 연일 한국과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 두 달간 나름대로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그동안 격리했던 380여 명의 외국인 중 221명을 격리 해제했다고 밝혔고, 8일엔 강원도와 자강도 등에서 총 3650여 명의 북한 주민들도 격리 해제했다고 알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시한 코로나19 대응 '초특급 방역' 사업을 관철하기 위해 수도 평양시를 중심으로 전역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3일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시한 코로나19 대응 '초특급 방역' 사업을 관철하기 위해 수도 평양시를 중심으로 전역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3일 전했다. [연합뉴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2인자인 이만건 조직지도부장 등을 해임했다고 이례적으로 공개했고, 코로나19 관련해선 그간의 봉쇄 조치를 풀고 있다”며 “북한이 비상시국에서 점차 정상으로 복귀하며 담화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