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확인한 '극한 2월'…여행사 74%↓, 백화점 55%↓

중앙일보

입력 2020.03.08 12:35

밖에선 지갑을 닫고, 안에선 열었다.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 뱅크샐러드가 가입자 600만 명의 지난 3달 간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거래가 크게 줄었음이 수치로 확인됐다. 특히 여행이나 문화 관련 시장의 타격이 컸다.

뱅크샐러드는 이용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카드 정보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앱이다. 600만 명 가입자의 금융거래 내역이 대부분 모이는 데이터 저장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특정 시기에 소비성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뱅크샐러드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2월 소비 추이를 분석했다.

온라인 소비 금액 찔끔 증가 

흔히 생각하듯이 오프라인 소비는 급감했지만 온라인 거래가 늘었다. 다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는 위축된 모습이 뚜렷했다.

거래 건수만 보면 오프라인 거래는 11.66% 감소, 온라인은 13.42% 증가했다. 이 수치만 보면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을 상당 부분 대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오프라인 거래는 19.61% 뚝 떨어졌는데 온라인 거래금액은 고작 1.59% 늘었다. 소소한 생필품 위주로 온라인 쇼핑이 늘었을 거란 추정이 가능하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오프라인 거래를 온라인이 대체한 게 아니라 전체적 소비 심리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투어·아시아나항공 타격 컸다

남성보다 여성의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었다. 지난달 남성의 오프라인 거래 건수는 두달 전보다 9%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여성은 14%나 감소했다. 온라인 거래 건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13%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여행사와 항공사의 타격이 특히 컸다. 여행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2월 거래 건수는 73.99%, 거래 금액은 88.1% 급감했다. 항공사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가 58.61%, 거래 금액이 59.01% 줄면서 큰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여러 나라에서 입국금지 등의 조치가 강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뱅크샐러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여행사 4곳(모두투어‧온라인투어‧인터파크투어‧하나투어) 중에서 가장 타격이 컸던 곳은 하나투어였다. 하나투어의 2월 거래 건수는 두달 전과 비교해 80.87% 하락했다. 항공사 3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중에선 아시아나항공이 61.3%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백화점 이용이나 영화‧문화 관련 거래 건수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백화점 거래 건수는 55.29% 줄었고, 영화‧공연 예매 같은 영화‧문화 관련 거래 건수도 55.28% 줄었다. 온라인 결제대행과 온라인 마트·홈쇼핑 등의 이용은 늘었지만, G마켓·쿠팡·11번가 같은 이커머스(e-Commerce) 업체에서 직접 거래한 건수는 22.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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