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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집트 초토화' 성경속 그 재앙···中이 메뚜기떼에 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늘을 뒤덮은 수많은 메뚜기떼. 이들이 지나간 곳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 또 다른 공포의 존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메뚜기떼입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서 파키스탄까지 농작물 ‘초토화’

아프리카 케냐의 한 마을을 습격한 메뚜기떼. [신화통신=연합뉴스]

아프리카 케냐의 한 마을을 습격한 메뚜기떼. [신화통신=연합뉴스]

최근 동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일대를 초토화하고 있는 사막 메뚜기떼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메뚜기떼는 동아프리카 전역은 물론,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퍼지면서 닥치는 대로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2월 20일부터 3월 2일까지 메뚜기떼 창궐 상황. [FAO 제공]

2월 20일부터 3월 2일까지 메뚜기떼 창궐 상황. [FAO 제공]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만 3600억 마리의 사막 메뚜기가 집계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린 데다가 수온까지 상승하면서 메뚜기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졌던 탓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정도의 메뚜기떼는 현대에 전례가 없으며 성경에 기록된 규모의 재앙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구약성경에는 10가지 재앙 중에서 8번째 재앙으로 메뚜기떼가 등장하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겁니다.

중국 정부는 기후 조건이 맞으면 메뚜기떼가 티베트,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와 윈난성을 거쳐 중국 본토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에 최근 메뚜기떼 유입을 막기 위한 긴급통지를 발표하고 피해지역과 가까운 접경 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한 무리가 매일 3만 5000인분 식량 해치워 

사막메뚜기. [AP=연합뉴스]

사막메뚜기.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이렇게 메뚜기떼를 두려워하는 건 사막 메뚜기의 엄청난 식성 때문입니다.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 최대 150㎞까지 비행해 농작물을 먹어치우는데요. 1㎢ 면적의 무리가 하루에 무려 3만 5000명분의 식량을 해치울 수 있습니다.

잘 먹는 것도 모자라 번식력도 강합니다. 암컷 메뚜기 한 마리가 보통 300개의 알을 낳는데 이미 성충 메뚜기들이 광활한 지역에 걸쳐 알을 낳고 있으며 이 중 많은 수의 부화가 시작됐습니다. 초기 통제 실패로 메뚜기떼가 6월까지 이어지면 현재 규모의 500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옵니다.

오리부대 투입?…“더워서 생존 어려워”

신장위구르 자치구내 오리떼의 모습. [로이터]

신장위구르 자치구내 오리떼의 모습. [로이터]

중국에서 농업은 GDP 7.2%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큰데요. 중국은 지난해에도 수백만 마리 거염벌레(밤나방의 애벌레)의 습격으로 인해 큰 농작물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가뜩이나 코로나19가 퍼진 상황에서 메뚜기떼까지 올 경우 경제적 타격이 더 심각해지겠죠.

상황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파키스탄에 10만 마리의 오리부대를 보내 천적인 메뚜기를 없앤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중국 전문가들이 파키스탄의 피해 지역을 조사해보니 사막지대인 데다 너무 더워서 오리가 생존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없던 일이 됐다고 합니다. 대신 살충제를 대량으로 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점점 심각해지는 메뚜기떼의 습격, 인간이 막을 수 있을까요?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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