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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G 스마트폰 시장 불안한 왕좌…‘1년 천하’로 끝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지난해 첫 상용화한 5G(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불안한 왕좌’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화웨이 등 경쟁사의 추격이 거센데다, 올해 본격적으로 열리는 5G 스마트폰 시장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6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세계 1위를 지켰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6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세계 1위를 지켰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43% 점유율로 세계 1위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6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19.2%다. 2위는 2억4060대를 판매한 화웨이(15.6%), 3위는 1억9350만대를 내다 판 애플(12.6%)이다. 다음은 샤오미(1억2600대·8.2%), 오포(1억1870만대·7.7%) 순이다. 한국·미국·중국 등에서 지난해 서비스가 시작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34%로 2위다. LG전자(10%)와 비포(5%)가 뒤를 이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첫 상용화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예약판매 현장. [뉴스1]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첫 상용화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예약판매 현장. [뉴스1]

지난해 5G폰 비중 고작 1%, 올해가 사실상 원년  

삼성전자는 올해도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왕좌를 수성할 가능성이 크지만, 5G폰 시장만 따로 떼어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칫하면 5G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가 '1년 천하'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5G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올해가 원년이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중 5G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했다. 시장조사업체마다 차이가 나지만, 올해는 5G폰 비중이 14~2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는 "2023년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중 5G폰 비율이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과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삼성과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5G폰, 판매량은 삼성 1위, 출하량은 화웨이 1위  

삼성전자의 5G폰 시장 1위 자리를 가를 변수는 많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5G폰 시장 1위지만, 출하량을 기준으로 따진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SA) 조사에서는 화웨이가 1위다. 화웨이는 지난해 690만대의 5G폰을 출하해 시장 점유율 37%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1% 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중국시장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통된 5G폰의 46%는 중국에서 판매됐다. 또 화웨이의 중국 5G폰 시장 점유율은 74%로 독보적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았다. 결국 삼성전자가 올해 중국 5G폰 시장에서 얼마나 점유율을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1위 수성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릿치〉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릿치〉

애플 5G폰 시장 출시 시점 최대 관심사  

애플의 5G 시장 진출 시점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5G폰 시장에서 점유율 74%를 기록했다. 하지만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5G폰을 출시하지 않은 애플과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가 없는 ‘무주공산’에서의 1위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르면 올 3분기에 5G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데, 미국시장은 물론 5G가 상용화한 국가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빼앗아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애플의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대부분 중국에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애플의 5G폰 출시 시점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5G폰 선점이 중요한 이유다.

코로나19와 유럽·일본 시장은 삼성에 긍정적 

코로나19도 5G폰 시장의 변수다. SA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의한 공포와 소비 위축으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전망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업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SA는 “중국업체들은 기존 전망치 대비 대부분 15% 이상 감소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은 6~7%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5G를 확대하는 유럽과 상용화를 앞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지켜볼 대목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27%)은 전년 동기 대비 2% 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5% 포인트 오른 8%를 기록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폴더블 및 5G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에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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