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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백두공주' 김여정은 왜 한밤 저주의 담화를 쏟아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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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북한 이슈를 다루다 보면 상식으로 이해 못 할 일이 종종 생깁니다. 3일 밤 나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담화는 많은 궁금증을 갖게 합니다. 왜 이 시점에, 이런 방식으로 청와대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을까 하는 점이죠.

상식으론 이해못할 김여정 심야 담화 #'뒷담화' 가까운 저급한 표현 눈길 #오빠 군사훈련 참관 지적에 발끈했나

A4 한장 정도 분량의 담화를 꼼꼼히 읽어보면 사실 '담화'라기 보다는 '뒷담화'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 국가 체제를 표방하는 집단의 고위 간부가 내놓은 입장이라 보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저급한 표현과 비난, 비아냥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죠. 김여정이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란 점에서 보면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담화가 나온 당일은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고,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대란에 대해 '송구 송구'하며 사과를 내놓은 때입니다. 그런 시점에 김여정은 우리 정부를 '겁먹은 개' 등으로 비난하며 몰아세웠습니다. 하루 전 오빠인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북한군 포병훈련에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발끈하고 나선 겁니다.

이전 북한이 내놓은 담화와 표현이나 형식이 크게 다른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이라거나 '완벽하게 바보스럽다'는 등의 어투는 파격입니다. 일각에서 '김여정이 공지영 작가에 영향받은 듯하다'라거나 '곧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하러 나설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 걸까요. 2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청와대 특사 방문 때 환대받았던 김여정은 '배은망덕'의 길로 나선 것일까요.

코로나 사태 와중에 불거진 김여정의 대남담화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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