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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독 사망자 많은 이유…높은 '고령인구 비율'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이탈리아 리구리아주 라이젤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87세 여성의 시신을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이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이탈리아 리구리아주 라이젤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87세 여성의 시신을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이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확산국인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치사율이 3%를 넘으면서 '중국 외 최다 사망국가'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에서 특히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로 높은 고령인구 비율을 꼽고 있다.

伊 3일 누적 79명 사망…치사율 3%의 오욕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 일본 이어 세계 2위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502명으로 전날 대비 466명 증가했다. 지난달 중순 바이러스 전파가 본격화한 이래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사망자 수가 27명 증가한 79명으로 집계되면서, 이란의 신종 코로나 사망자 수를 추월했다. 3일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3.15%로 치솟았고,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외 지역 가운데 최다 사망자를 냈다.

이는 확진자가 더 많은 한국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치사율이다. 한국은 같은 시각 5328명이 확진을 받아 33명이 사망하면서 약 0.61%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란의 경우 2336명 확진에 77명 사망해 치사율이 3.29%에 달한다. 그러나 이란보다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가 이란과 비슷한 수준의 치사율을 보이는 것은 예상 밖의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9년 8월 31일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노인들이 모여 길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이탈리아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8월 31일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노인들이 모여 길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이탈리아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의료계는 자국 내 높은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치사율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탈리아 밀라노 사코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마시모 갈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노인들의 국가"라며 "다른 나라보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의 수가 매우 많고, 이런 상황은 이탈리아가 왜 이렇게 심각한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의 2019년 인구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로 일본(28%)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4%, 이란은 6% 수준이었다.

실제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이 63세에서 95세 사이의 노인이었으며, 대부분 기저 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55세 사망자와 기저질환이 없는 61세 사망자가 나와 보건당국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분석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이탈리아 군인들이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투라노로디자노 지역 입구에서 도시르 오가는 차량을 검사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군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이탈리아 군인들이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투라노로디자노 지역 입구에서 도시르 오가는 차량을 검사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한편,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위한 별도의 격리 지역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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