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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가장 안전” 긴급돌봄 신청 유·초등생 절반 이상이 불참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다.[연합뉴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직장맘 김모(38‧서울 송파구)씨는 지난 2일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 개학이 3주 연기된 첫날이었다.

지난달 급하게 긴급 돌봄교실을 신청했지만, 고민 끝에 이날 아이를 돌봄교실에 맡기지 않았다. 김씨는 “아무래도 돌봄교실에서 코로나19가 감염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것 같다. 학교가 정상 운영될 때까지 힘들어도 집에 두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개학 연기 중에 운영하는 긴급돌봄교실에 신청하고도 참여하지 않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고 마스크 품귀현상 등이 벌어지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집이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에 따라 실시된 전국 유치원‧초등학교의 긴급돌봄 운영현황을 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긴급돌봄 운영 첫날인 지난 2일 돌봄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신청 학생(4만8656명)의 48.7%인 2만3707명으로 절반을 넘지 않았다. 긴급돌봄을 신청한 초등학생이 전체의 1.8%에 그쳤는데, 그중 50% 이상이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3일 충남 홍성 내포초 긴급돌봄 현장을 방문해 돌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3일 충남 홍성 내포초 긴급돌봄 현장을 방문해 돌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17개 시‧도 중 초등학생 돌봄교실 참여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 지역이었다. 대구는 신청률도 0.5%로 가장 낮았고, 참여율도 25.7%로 가장 저조했다.

유치원생은 초등학생보다 긴급돌봄 참여율이 더 낮았다. 전체 유치원생(61만6293명)의 11.6%(7만1353명)가 긴급돌봄을 신청했지만, 이 중 43.2%(3만840명)만 실제 돌봄교실을 이용했다.

긴급돌봄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업에서 재택근무‧유연근무제를 권장하고, 가족돌봄휴가제를 사용할 수 있게 독려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돌봄교실 참여율은 더 떨어지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일 서울 초등학생의 긴급돌봄 참여율은 40.1%(5421명)로 전날(43.9%, 5601명)보다 줄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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