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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0.5%P 금리인하가 독? 코로나 우려에 뉴욕증시 3%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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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금리인하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금리인하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대폭 인하했지만, 뉴욕증시는 오히려 하락했다. 연준의 이례적인 조치가 되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2008년 금융위기 수준 판단 #트럼프 "Fed 잘하고 있지만, 금리 더 내려라" #다우·S&P500·나스닥 오히려 3% 가까이 하락 #파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지수 전날보다 785.91포인트(2.94%) 떨어진 2만5917.4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역시 86.86포인트(2.81%) 내린 3003.37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268.07포인트(2.99%) 급락한 8684.09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 Fed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연 1.50~1.75%인 기준금리를 1.0~1.25%로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적절한 수단과 조치를 앞으로 활용하겠다”고 예고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이뤄진 조치다.

금리 인하 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컸다. Fed가 한 번에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리는 소위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을 깬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1월 0.7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적이 있었다.

Fed의 파격적인 조치가 되레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더 키우면서 시장은 오히려 고꾸라졌다. [로이터=연합뉴스]

Fed의 파격적인 조치가 되레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더 키우면서 시장은 오히려 고꾸라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로이터는 “Fed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는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부각하면서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CNBC 역시 “연준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로 하여금 충격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Fed는 향후 경제적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중앙은행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주요 7개국(G7) 성명을 통해 다른 선진국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콘퍼런스콜을 가진 후 공동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적 완화(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이외에 다른 정책 수단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정례 FOMC 회의를 거치지 않고 금리를 긴급 인하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만에 처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연준이 정례 FOMC 회의를 거치지 않고 금리를 긴급 인하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만에 처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ed의 금리 인하 발표 이후 트위터에 “Fed가 금리를 내렸지만, 그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와 기준금리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었다.

유럽증시는 이틀 연속 반등을 지속했다. G7이 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정책 공조에 합의한 덕분이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5.16포인트(1.37%) 뛴 381.13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27.52포인트(1.08%) 오른 1만1985.39,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9.65포인트(1.12%) 상승한 5393.17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63.31포인트(0.95%) 오른 6718.20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확산 중인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 역시 93.11포인트(0.43%) 상승하며 2만1748.20에 마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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