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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확진자들 오늘 광주 간다···달빛동맹 60명 '병상 품앗이'

중앙일보

입력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일 '병상연대'를 제안하는 모습. 오른쪽은 이 시장(오른쪽)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해 4월 26일 광주·대구 달빛동맹 강화를 위한 ‘228버스 명명식’에 참석해 버스 시승식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스1]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일 '병상연대'를 제안하는 모습. 오른쪽은 이 시장(오른쪽)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해 4월 26일 광주·대구 달빛동맹 강화를 위한 ‘228버스 명명식’에 참석해 버스 시승식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스1]

‘달빛도로’ 타고 광주 가는 대구 환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 중인 대구 지역의 확진자들이 광주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병상연대’로 이어졌다.

달빛동맹, 대구 확진자 5명 광주행 #광주시, 코로나19 환자 '병상 연대' #1일 제안…첫 지자체간 협의 '전원'

광주광역시는 3일 “대구 지역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들이 이르면 4일 대구에서 광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정부나 보건당국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에 따라 대구 지역 확진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코로나19 확진자 전원은 지난 1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병상연대’를 제안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당시 이 시장은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맺은 형제 도시”라며 “대구의 경증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주시는 지역 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최대 60명까지 대구 확진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날 ‘달빛고속도로’를 이용해 1차로 광주로 옮겨질 인원은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빛고속도로는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의 공식 명칭이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에 들어간 후 병원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에 들어간 후 병원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급차엔 칸막이…병원선 ‘방호복’ 이동 

대구 확진자들은 3시간 정도 구급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한다. 고속도로를 이동할 때에는 일반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정차 없이 광주로 직행한다. 구급차 안에는 운전석과 확진자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방호복을 착용한 소방대원들이 이송을 돕게 된다.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자 이동 때와 병원 치료과정에 대해 철저한 방역대책을 세웠다. 대구 환자들은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도착하면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병원 안으로 이동한다. 이송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병원균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다.

병원 안으로 이동한 확진자들은 빛고을전남대병원 5∼6층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이곳에는 8개의 이동형 음압병실과 49개의 격리 병실이 설치돼 있다. 음압병실은 공기를 밖에서 안으로 흐르게 해 바이러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구조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 격리병동으로 들어간 뒤 의료진이 환자가 지나간 통로를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 격리병동으로 들어간 뒤 의료진이 환자가 지나간 통로를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압병실 격리치료…사용 식기 폐기

식사는 병원식으로 하루 세 번 병실에 개별 전달하고 식기는 1회 사용 후 폐기한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가족들은 동행할 수 없도록 했다. 환자들은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진 뒤 24시간 간격으로 2차례 검사를 거쳐 음성 판정이 나오면 퇴원하게 된다. 현재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의사 12명, 간호사 51명이 대기 중이다.

대구와 광주는 2013년 3월 '달빛동맹'을 맺은 후 매년 5·18 민주화운동과 2·28 민주항쟁 행사에 상호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상호교류를 해왔다. 또 5·18과 2·28을 반영한 518번과 228번 시내버스도 서로 상대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대구 2·28민중항쟁을 상징하는 228번 버스가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앞을 지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대구 2·28민중항쟁을 상징하는 228번 버스가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앞을 지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 대구에 마스크·의료진 등 지원  

광주시는 코로나19 사태 후로는 마스크 지원과 의료진 파견 등을 통해 달빛동맹 도시를 지원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 행정·방역요원 5명으로 꾸려진 달빛의료지원단을 대구에 파견하기도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철저한 방역망 구축과 대응을 통해 나눔과 연대라는 소명과 책임을 다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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