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모두 가족인데, 가족한테 할일 하는 걸 봉사라고 하겠습니까. 대구 상황이 가슴 아파서 직접 찾아뵙고 ‘힘내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1일 특수 마스크 5000개 싣고 직접 방문 #동성로 등에서 시민들 껴안으며 나눠줘 #"2주간 자가 격리…앞으로도 계속 기부"
지난 1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 받고 있는 대구시에 방문해 마스크 5000개를 나눠준 배우 김보성씨의 말이다. 김씨는 이날 “힘내라 대구!”라는 문구가 쓰인 트럭 위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직접 나눠줬다. 당시 현장 영상이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지금’ 등에서 공유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선 “역시 의리남!”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는 “원래 서울역 노숙자, 소아암 환자 등에 기부 용도로 마스크 거래하는 업체가 있어 다량의 발주가 가능했다”면서 “1~2주 전부터 대구 상황이 급격히 나빠져 특수 제작한 5000개를 싸들고 1일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에게 나눠준 마스크는 그가 착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외부는 실리콘 재질이고 내부에 1회용 속지를 갈아끼울 수 있게 한 것이다. 마스크 1개당 속지 여러 장이 포함돼 전달됐다.
그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발해 5~6시간 정도 시내를 돌고 동성로에서 마무리하는 여정이었는데, 가는 곳곳 시민들이 고맙다며 꽃다발과 편지를 건네줘서 내가 더 뭉클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르신들 중에 위축된 분들이 보여서 다가가 ‘힘내시라’며 안아드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눈물과 웃음으로 그를 반겼다고 한다.
이날 일정 후 김씨는 만약을 대비해 자가 격리 중이다. 2주 간의 외부 활동을 모두 취소했고 가족의 양해를 구해 일상 생활도 따로 하고 있다 한다. 그러면서도 “설사 이번 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다 해도 금방 낫는 모습도 보여드려서 힘이 되고 싶다”면서 “마스크가 추가 제작되는대로 어려운 지역에 또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마스크 기부는 그가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올림픽 응원단 레드엔젤(박재현 대표) 측과 공동으로 이뤄졌다.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의리파’로 불리는 배우 김보성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중국 우한 교민이 격리 수용된 충북 진천과 아산에 각각 마스크 2000개, 5000개를 기부한 바 있다. 당시엔 현장 접근이 통제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송기섭 진천군수를 만나 홍삼음료 등 물품과 함께 마스크를 전달했다.
가수로도 활동하는 김보성은 지난 2월 19일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약 2년 만의 디지털 싱글 ‘의리’를 발표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