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코로나 뚫고 높은 투표율 … ‘트럼프 친구’ 네타냐후 승리 유력

중앙일보

입력 2020.03.03 16:41

업데이트 2020.03.03 16:52

이스라엘의 총선거 출구조사 결과 베냐민 네타냐후(71) 총리가 이끄는 보수성향 집권당인 리쿠드당이 제1야당인 청백당을 제치고 의회(크네세트·총 120석)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출구조사 결과 리쿠드당 최다 의석 차지
연합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확보는 불투명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부인 사라 네타냐후가 지난3일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지지자들 앞에서 자축하며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부인 사라 네타냐후가 지난3일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지지자들 앞에서 자축하며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리쿠드당 등 우파 정당들이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왔다. 실제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대로 나온다면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총리 후보로 지명되는 데 유리하지만, 다른 정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채널13 등 이스라엘 매체는 이날 출구조사 분석 결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크네세트 의석 120석 가운데 36∼37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성향 정당인 청백당은 리쿠드당보다 3∼5석 적은 32∼33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출구조사 공개 후 네탸나후 총리는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의 진로에 대한 우리의 신념과 이스라엘 국민 덕에 우리가 승리했다”는 글을 올렸다.

총리 지명되더라도 연립정부 구성이 과제 

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3과 N12 TV에 따르면 리쿠드당과 유대교 종교정당 등 우파 정당의 예상 의석은 총 59석으로 전망됐다.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에서 2석 부족하다. AFP는 “네타냐후 총리가 라이벌보다 우세하지만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인 사라 네타냐후가 지난 2일 예루살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인 사라 네타냐후가 지난 2일 예루살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쿠드당 등 우파 정당이 59∼60석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정부를 구성하려면 네타냐후 총리가 추가로 연정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스라엘에선 총선 직후 대통령이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지명된 총리 후보가 최장 42일 안에 연정을 구성하면 총리직에 오른다. 하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르게 된다.

지난해 4·9월 총선이 두 차례 실시됐지만, 어느 진영도 과반석 확보를 하지 못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때문에 이번 총선은 1년 사이 세 번째 치러졌다. 이번 총선에서도 연정에 실패할 경우 4번째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또 다시 총리직을 맡을 수 있을지는 이번 총선의 공식 개표 결과와 앞으로 진행될 연정 협상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트럼프와 서로 “친구”라 불러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재임 기간이 총 13년 11개월에 이른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올라 이스라엘 정부를 10년 넘게 이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동 평화안’ 을 발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동 평화안’ 을 발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절친’으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평소 서로를 “친구”라고 칭하며 친분을 과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네타냐후 총리를 옆에 둔 채 ‘중동 평화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기존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이 안의 핵심이다.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뇌물수수와 배임·사기 등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이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을 위해 세운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당국이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을 위해 세운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번 이스라엘 총선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65.6%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 있는 선별 투표소를 전국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신종 코로나 발병국 등에서 돌아와 14일간 자가격리 중인 이스라엘 국민은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7명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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