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큰절, 퇴장 땐 엄지척 “코로나 사죄…하늘도 도울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3.03 00:03

업데이트 2020.03.03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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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사죄했다. 2일 오후 3시쯤 경기도 가평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이 “누구의 잘잘못 따질 때 아니다
음성이라는데 그게 뭔지 잘 몰라”
질문과 거리 있는 답변 나오자
신천지측 급하게 회견 중단시켜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낭독,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 여러분들께 엎드려 사죄를 드리겠다”며 단상 옆으로 나와 두 번 절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는 우리 개인의 일이기 전에 크나큰 재앙이며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 따질 때가 아니고 하늘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취재진의 질의응답에선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는 언제 어디서 했느냐’는 물음에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와서 받았다”며 “기다려서 검진을 받았고, 음성이니 뭐니 해서 음성이라는 게 잘 모르지만 그런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귀가 안 들린다며 신천지 여자 성도가 옆에 앉아 질문을 대신 전달했다. 이 총회장의 답변 뒤 사회자가 나서 검진표를 보여주며 “병원에서 이 총회장에 대한 신종 코로나 검사를 했고, 확실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쓴 채 등장한 이 총회장은 기자회견 도중 두 차례 큰절을 하기도 했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마스크를 쓴 채 등장한 이 총회장은 기자회견 도중 두 차례 큰절을 하기도 했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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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회장은 질문과 거리가 있는 답변도 종종 했다. ‘가평에 언제부터 와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여성도가 이 총회장에게 “(지난달) 17일부터 왔다고 하시면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이 총회장이 “여기 와서 한 곳에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다녀왔다”고 하자 여 성도는 “움직임 없이 여기 있었다고 하세요”라고 속삭였다. 이 총회장은 마스크 때문에 안경에 계속 서리가 끼자 “아이 정말…”이라며 불편해하기도 했다.

실무진이 기자회견을 긴급히 종료하려고 해서 기자들이 항의하자 이 총회장은 “조용합시다, 조용. 이렇게 질서 없으면 안 됩니다. 우리 모두 성인 아닙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총회장은 계속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실무진에서 급하게 중단시켰다. 이 총회장은 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도중 엄지손가락을 들어 ‘엄지 척!’ 제스처를 취했다.

20분가량의 기자회견을 끝낸 이 총회장은 엄지를 들어 보이며 연수원으로 들어갔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20분가량의 기자회견을 끝낸 이 총회장은 엄지를 들어 보이며 연수원으로 들어갔다. 최정동·변선구 기자

이후 실무진의 답변이 이어졌다. 신천지 측은 성도 명단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신천지 총회 내무부장은 “신종 코로나 31번 확진자가 대구교회 성도임을 인지하고 바로 예배 현황을 확인했으며,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의 협조에 따라 모든 명단을 다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무부장은 “21만2324명의 명단을 지난달 25일 제공했다”며 “이 숫자는 국내에 있는 성도의 숫자인데, 해외에 있는 숫자가 포함되지 않다 보니 이게 오해가 됐다”고 밝혔다. 성도 명단이 든 서버를 삭제했다는 의혹과 명단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도들에 "코로나, 요한계시록 일부”=이 총회장은 이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식적인 검체 검사를 받으라”고 촉구하자 오후 9시15분쯤 과천보건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다. 그는 앞서 지난달 28일 신도들에게 보낸 ‘공문 115호-총회장님 특별편지’라는 이름의 편지에서 코로나 사태를 요한계시록의 일부라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연·남수현 기자,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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