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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삼성 베트남 R&D센터 기공식도 취소

중앙일보

입력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과 전기·디스플레이 공장. [뉴스1]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과 전기·디스플레이 공장.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삼성의 베트남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들여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건설하는 연구개발(R&D) 센터 기공식이 취소됐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호찌민 공항 착륙을 금지한 상태다.

삼성전자 베트남 모바일 R&D 센터 기공식 취소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실시하려 했던 베트남 하노이 R&D 센터 기공식을 취소했다. 이번 행사에는 이재용(52)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주요 경영진도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1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참석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해당 행사가 최근 들어 취소된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났을 당시 “2022년 하노이에 개관하는 삼성 R&D 센터에 현지인 출신 엔지니어를 3000명 채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은 지난해 11월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은 지난해 11월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베트남은 한국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등 입국제한 조치를 내놨다.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는 입국 자체가 아예 막혔다.

베트남과의 교류가 끊길 경우, 삼성이 받는 피해는 커진다. 베트남이 삼성의 주요 생산 거점인 까닭이다. 연간 휴대전화(스마트폰 포함)만 약 1억7000만대, TV·생활가전도 대규모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4곳의 연간 매출은 657억달러(약 79조5000억원)다.

신작 S20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 조달에도 문제 

최근 신작 갤럭시S20 시리즈를 발표한 삼성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 공급로 확보에 분주하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비롯한 스마트폰 내 주요 부품 상당수를 중국에서 들여오는데, 베트남 정부가 중국과의 육상 교통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선박과 항공기를 통해 필요한 부품을 수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 21일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삼성의 신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부품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해당 스마트폰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트남 전자산업협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한 달에서 한 달 반 내로 코로나19 사태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며 "TV와 휴대폰 생산이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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