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륙마다 돌아가며 자동차업계 옥죈다…제네바 모터쇼 취소

중앙일보

입력 2020.03.01 16:42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기아차의 전기 컨셉카 '이매진'. [AP=연합]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기아차의 전기 컨셉카 '이매진'. [A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 정상화도 ‘시계 제로’ 상태에 직면했다. 중국에서 부품 조달 차질이 생기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공장 가동이 중단으로 이어졌고, 이젠 유럽 공장도 영향을 받을 태세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는 90년 역사의 제네바 모터쇼가 취소됐다. 미디어 사전공개 행사(2일)를 불과 사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스위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제네바 국제 모터쇼는 최근 모터쇼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은 와중에도 매년 큰 기대를 모으는 유럽의 대표적인 신차 데뷔 무대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선 메르세데스-AMG 73 최초 공개를 비롯해 BMW의 완전변경 4시리즈, 폴크스바겐 8세대 골프의 고성능 라인 3종 등이 선보일 예정이었다. 앞서 4월 베이징 모터쇼는 이미 취소됐고, 6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취소가 불가피할 거란 관측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으로 출근 버스가 길게 늘어서 있다. 현대차는 확진자가 나오자 울산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으로 출근 버스가 길게 늘어서 있다. 현대차는 확진자가 나오자 울산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조달이 어려워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문제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해결됐다. 하지만 이어진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 부품 협력업체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울산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젠 불똥이 유럽으로 튀었다. 코로나19 유럽 확산의 근거지인 이탈리아 북부 코도뇨에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 MTA가 최근 공장 가동을 멈췄다. 유럽 소재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잇따라 조업을 중단하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도 연쇄 가동 중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탈리아 재정 경찰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입이 통제된 이탈리아 북부 도시 코도뇨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있다. [AP=연합]

이탈리아 재정 경찰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입이 통제된 이탈리아 북부 도시 코도뇨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있다. [AP=연합]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산 전장 핵심부품 조달이 끊기면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중단보다 충격이 훨씬 클 수 있다"며 "현대·기아차 유럽 공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체코와 터키에, 기아차는 슬로바키아에 생산 공장이 있다.

판매도 문제다.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 그렇지 않아도 줄어들고 있는 자동차 판매가 더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유럽시장은 올해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됐는데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영업점이 텅텅 비며 르노삼성차는 3∼4일 예정했던 XM3 출시 관련 미디어 행사를 취소했다. 현대·기아차도 쏘렌토, G80 신차 출시 행사를 두고 고심 중이다.

다만 지난달 28일 정부가 6월까지 승용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하면서 완성차 업체도 가격 수정에 나섰다. 개소세 인하를 고려하면 모델에 따라 최대 143만원까지 인하되는 효과가 난다. 쌍용차 G4 렉스턴과 한국GM의 신차 트레일 블레이저 등이 가장 먼저 가격을 내렸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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