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차 파도 방파제는 격리 병상 대량 확보”

중앙선데이

입력 2020.02.29 00:32

업데이트 2020.02.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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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호 01면

[코로나19 비상] 질병관리 전문가의 진단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방역 책임 기관은 마음속으로 일단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감염병)을 각오하고 있고, 팬데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망 3명 늘고 누적 환자 2337명
“수도권서 터지면 최소 1만명 감염
방역 책임기관은 팬데믹 각오
경증 환자 음압 병실 입원은 문제
연수원, 공공병상 등 시설 확보를”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팬데믹으로 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질병본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571명 새로 발생해 누적 환자가 2337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루 기준으로 최대 증가다. 대구 확진자가 157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지만 경기(72명)·부산(65명)·서울(62명)·경남(49명) 등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사망자도 3명 나왔다. 코로나 19에 감염됐다가 치료를 받아 완치돼 퇴원했던 경기 시흥시의 70대 여성은 퇴원 6일 만에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사례다.

코로나 19 확산이 '3차 파도(third wave )'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대구 외 다른 지역에서 터지면 최소한 1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차의과대 교수)도 비슷한 규모로 추정했다. 전 교수는 “과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신천지 신도를 검사하면 확진자가 크게 늘고 전파 속도가 빠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팬데믹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 진단과 대책은 무엇일까. 필요한 건 병상의 대량 확보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방파제를 쌓으려면 지방의 주요 연수원을 병실로 전환하고, 공공병상 등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한다. 정기석 교수는 “지역마다 공공의료기관을 비우고 숙박시설 등을 확보하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북 경산시 국군대구병원은 확진자 수용을 위해 지역 감염병 병원으로 전환하고 300병상을 확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진료 체계를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병의원에서 진료받도록 해야 한다. 감기 환자는 1차 동네 의원에서, 호흡곤란 같은 폐렴 증상이 있는 사람은 2차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중환자는 3차 음압 격리병상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도록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증 환자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도 필요하다. 경증환자가 병실을 차지하면 의료진과 자원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 자원 보호 차원에서도 환자 분류가 절실하다. 병상을 아껴야 하는데 지금은 안 그래도 부족한 음압 병실(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특수병실)에 경증 확진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하루빨리 바꿀 필요가 있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증상이 미약한 확진 환자는 다인 병실에 입원시켜도 된다. 1000명이 넘는 환자를 1인실에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하루 이틀 본 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경증은 자가격리 또는 연수원 입소, 중증은 입원 치료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선별진료소에서 방문자 검체를 채취하고 집으로 보내는데, 열이 나는 환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내면 안 된다. 열 나는 환자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가영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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