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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4차전 여론 1위 부활…중도 "미셸 오바마 부통령 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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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지난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민주당 TV 경선토론에서 현재 선두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과거 총기규제 법안에 거듭 반대했고,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칭찬했다며 공세를 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지난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민주당 TV 경선토론에서 현재 선두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과거 총기규제 법안에 거듭 반대했고,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칭찬했다며 공세를 폈다.[로이터=연합뉴스]

펠로시 "대의원 과반 확보 못하면 후보 못돼…상·하원도 이겨야"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틀 뒤 민주당 경선 4차전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공개됐다. 3차전 22일 네바다 경선에서 46.8%로 압승한 버니 샌더스를 2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는 결과다. 하지만 전국적인 샌더스 독주 추세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중도 진영이 미셸 오바마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서 샌더스에 20%P 앞서 #TV 경선 토론 '졸린 조'→'사나운 조' 변신 #민주 중도, 진보 샌더스 1위 독주에 비상 #오바마 교통정리 개입, 미셸 차출론 거론

에머슨 칼리지가 26~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유권자 550명을 조사한 결과 바이든은 41%를 얻어 샌더스(25%)를 1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트 부티지지와 톰 스테이어 후보가 각 11%로 공동 3위, 에이미 클로버샤(6%), 엘리자베스 워런(5%) 상원의원 순이었다.

미국 에머슨 칼리지가 26~27일 실시한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29일) 여론조사 지지율.[에머슨]

미국 에머슨 칼리지가 26~27일 실시한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29일) 여론조사 지지율.[에머슨]

스타보드커뮤니케이션스가 26일 1102명의 경선 참여 의향자를 조사한 결과에선 바이든은 40% 지지율로 샌더스(11%)를 29%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은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가 12%로 2위를 차지했고, 부티지지·워런(9%)이 공동 4위였다.

먼마우스 대학이 23~25일 454명 대상 조사에서도 바이든은 36% 지지율로 16%를 얻은 샌더스를 20%포인트 앞섰다. 스테이어(15%), 워런(8%), 부티지지(6%), 클로버샤(4%) 순이었다. 1~4차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3월 3일 슈퍼 화요일 14개 주 동시 경선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 대상에선 제외됐다.

바이든이 사우스캐롤라이나 4차전 직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로 부활한 건 이 지역 흑인 유권자 지지를 다시 회복했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인구 비율은 27%지만 민주당원 가운데 60%에 이른다. 바이든은 흑인 유권자 지지를 48%(에머슨), 45%(먼마우스)에서 얻었다.

초반 경선 몰락으로 거의 죽었던 바이든 지지세가 회복 조짐을 보인 건 바이든이 25일 민주당 TV 토론의 승자였다는 점도 반영됐다. 탈락 위기에 몰린 바이든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열린 토론에선 총기 규제 법안 반대 및 피델 카스트로 쿠바 사회주의 정권 지지 등 샌더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졸리는 조'(Sleepy Joe)→사나운 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또 민주 사회주의자이자 무소속 샌더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진 데 민주당 주류, 중도 유권자 사이에 불안감이 커진 영향도 크다. 샌더스는 1~3차 경선 결과 45명(44.6%)의 대의원을 확보해 2위 부티지지(26명·25.7%)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의원 확보에선 바이든 15명(14.9%)으로 3위다.

사우스캐롤라이나 4차전 이후 민주당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걸린 3월 3일 슈퍼 화요일부터 블룸버그도 경선에 참여하기 때문에 중도가 분열된 가운데 샌더스의 1위 독주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7일 회견에서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해야 대선 후보에 지명될 수 있다"며 버니 샌더스 후보가 50개주 경선에서 1991명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7일 회견에서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해야 대선 후보에 지명될 수 있다"며 버니 샌더스 후보가 50개주 경선에서 1991명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샌더스가 50개 주 순회 경선에서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경쟁 전당대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견제하고 나섰다. 그는 회견에서 민주당 1위 주자가 과반수를 확보하지 않더라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선후보 지명자는 (민주당 당규대로) 대의원 절반 플러스 한 명을 확보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7월 위스콘신 밀워키 전당대회 이전에 나타날 수 있지만 두고 보자"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 규정은 50개 주 경선(1차 투표) 결과 일반 대의원 3979명의 '절반(1989.5) 플러스 1명'인 1990.5명, 즉 1991명을 우선 확보하는 후보를 대선후보로 지명하도록 돼 있다. 과반 확보자가 없으면 전당대회에서 3979명 대의원 외에 전·현직 대통령·부통령, 연방 상·하원의원, 당 주요 간부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 775명도 참여하는 자유투표로 선출한다.

주별 경선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전당대회 2차 투표는 당연히 민주당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펠로시 의장이 단순 최다 득표자(plurality)가 아닌 과반수(majority) 선출 규정을 재차 강조한 것인 샌더스를 견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특정 중도후보 지지를 밝히진 않았지만 "우리는 백악관을 얻는 것을 돕는 것은 물론 하원 선거도 승리하고 하고, 상원 승리를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도 했다. 중도 진영에서 나오는 샌더스 대선 후보일 경우 대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패배할 수 있다는 비관론을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93명 이상 슈퍼 대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간부들과 인터뷰한 결과 압도적 다수가 "샌더스가 과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후보로 지명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샌더스 독주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블룸버그·부티지지·클로버샤 등 중도후보 4명의 교통정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오바마가 경선 개입을 꺼린 다면 부인 미셸 오바마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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