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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최후의 보루…교육부 ‘3월 9일 개학’ 또 연기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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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다양한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집단시설의 다중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병원과 교회, 군대, 교소도 등지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집단 감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최후의 보루인 유·초·중·고까지 뚫리면 대규모 감염 사태로 확전될 수 있어 교육부의 개학 연기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교회·군대·교도소 집단감염 현실화 #학교 뚫리면 대규모 감염사태 우려 #휴업 장기화 땐 온라인 강의 대체 #전국 어린이집 내달 8일까지 휴업

전국 611만 명의 학생이 다니는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지역사회의 허브다. 각 가정은 물론 학원 등 지역 상권과 맞물려 있어 한 명의 환자가 여러 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특히 좁은 교실에 수십 명의 학생이 밀접 접촉 상태로 오랜 시간 머물기 때문에 전파력도 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모든 학교 개학일을 3월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 연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6일 “현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인 대응 방안은 학교를 열지 않는 것”이라며 “감염 확산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휴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현재 개학을 일주일 연기한 것에 더해 15일(주 5일 수업 기준 3주)간의 추가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휴업일수만큼 여름·겨울 방학이 짧아진다. 만약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법정 수업일(190일)을 줄여 총 34일(최대 7주)까지 휴업을 연장할 수 있다.

최근 교육부가 개별 학교에 보낸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에는 최대 7주간 개학 연기에 대비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황이 안정되고 각 학교에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된 후에야 문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휴업이 길어지면 수업 결손이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대학의 경우 주말 수업 등으로 보충하라고 권고했지만 초·중·고교에선 어렵다. 이 때문에 부족한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에듀넷 e학습터에는 초1부터 중3까지 학교 수업 진도에 맞춘 동영상과 평가문항이 제공된다. 또 EBS도 초·중·고 전학년의 학습 콘텐트 2만8000여 개를 공개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 보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옥영(경기대 교수) 한국보건교육학회 회장은 “마스크보다 중요한 건 보건 교육이다. 기침 수칙을 연습하고 생활 속 건강관리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건강 관리법을 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초·중·고에 이어 전국 어린이집도 다음달 8일까지 전면 휴업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질병에 취약한 영·유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전국 어린이집을 휴원한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정부는 또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의 연기·취소를 권고하고 회식과 여행, 사적 모임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부터 개정 시행된 집단행사·다중이용시설 지침에 따르면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시에는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3~4일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기업·학교도 유증상자의 재택근무와 휴가, 출석 처리 등을 적극 배려하도록 했다. 다중이용시설은 발열·호흡기 증세가 있는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고, 노인·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이용 자제를 안내토록 했다.

남윤서·황수연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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