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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도밍고, 성희롱 의혹 폭로한 여성들에…“진심으로 죄송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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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도 도밍고. 일간스포츠

플라시도 도밍고. 일간스포츠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9)가 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도밍고는 미국 오페라 노조(AGMA)의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동료들이 제기한 의혹을 반성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도밍고는 “내가 야기한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나의 모든 행동에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며 “누구도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오페라 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밍고는 그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그의 성명에 대해 AP는 “‘미투’ 운동으로 민낯을 드러낸 가해자가 직접 사과하는 모습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30명이 넘는 성악가, 무용수, 음악가, 가창교사, 스태프 등이 지난 30여년간 도밍고가 저지른 부적절한 행위를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고발했다.

도밍고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소프라노 루스 델 알바 루비오는 도밍고가 직접 사과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골리앗과 싸움에서 이긴 기분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인 메조소프라노 패트리샤 울프와 성악가 앤젤라 터너 윌슨은 공동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악계에서 앞으로는 성희롱과 성폭행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전역의 오페라 하우스와 콘서트홀 종사자를 대변하는 오페라 노조는 지난 25일 도밍고 성희롱 고발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도밍고가 여가수를 희롱하고 현장 안팎에서 치근덕거리는 등 여러 형태의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오페라 노조는 보고서 전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집행이사회 차원의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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