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덮친 코로나…소비자심리 메르스 때만큼 꺾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0.02.26 00:02

업데이트 2020.02.2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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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가계의 소비심리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만큼 급격하게 꺾였다.

2월 심리지수 전달보다 7.3P 급락
금융위기·동일본대지진 빼면 최대
기업 경기전망 BSI도 7.6P 떨어져

기업 체감경기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점이라 더욱 뼈아픈 지표다.

코로나19 충격...확 꺾인 소비자심리지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로나19 충격...확 꺾인 소비자심리지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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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104.2)보다 7.3포인트나 내린 96.9를 기록했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보다 낙폭이 컸던 건 역대 두 차례밖에 없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12.7포인트) 때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11.1포인트) 때다. 세부적으론 생활 형편, 가계 수입, 소비 지출 등 CCSI를 구성하는 모든 지표가 나빠졌다. 한은 관계자는 “취업 관련 통계도 꾸준히 나아지는 흐름이었는데 경기 관련 인식이 나빠지면서 함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맞물린 지난해 8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92.5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11월 100대에 올라서 빠르게 회복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분위기를 확 바꿨다.

사실 이번 2월 조사치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조사 시점이 2월 10~17일로 코로나19가 전국 단위로 퍼지기 전이었다. 한은 관계자도 “현재 심각해진 국내 상황이 덜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3월엔 더 악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급격히 악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월 수치는 78.9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위축됐던 지난 2009년 2월(62.4) 이후 1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부문별로 내수(79.6), 수출(85.4), 투자(89.5), 자금(92.0), 고용(95.4), 채산성(88.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다음달 경기에 대한 기업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다음달 BSI 전망치는 84.4로, 지난달 전망치(92.0)에 비해 7.6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한경연은 “코로나19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영향이 과거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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