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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연평균 기준 충족하는 곳…제주 한라산이 유일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대설(大雪)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 하얗게 눈이 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뉴스1(제주도 제공)

대설(大雪)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 하얗게 눈이 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뉴스1(제주도 제공)

바람이 잔잔해지기만 하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중국발 대기오염 영향에다 국내 오염물질까지 더해지다 보니 초미세먼지(PM2.5) 오염 수치가 연간 환경기준인 ㎥당 1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8년 전국 380여 개 대기측정망 중에서 15㎍/㎥를 달성한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 15㎍/㎥를 기록한 곳도 측정이 겨우 몇달 동안만 이뤄진 곳이다.

환경부가 최근 내놓은 올해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목표가 환경기준치를 웃도는 20㎍/㎥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15㎍/㎥ 아래를 유지, 연평균 기준을 달성한 곳이 국내에도 있다.
바로 제주도 한라산이다.

제주대 강창희(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팀이 지난해 1년 동안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한라산 1100고지에서 6일 간격으로 24시간씩 1년간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값으로 12.7㎍/㎥(원소 성분 분석용 필터 시료)와 13.1㎍/㎥(수용성 이온 분석용 필터 시료)가 측정됐다.
연간 환경기준 기준 15㎍/㎥ 이하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강 교수팀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최근 제출한 '중국 남서 기류 유입에 따른 한반도 남부지역 대기 경계층 제주도 한라산 미세먼지 조성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한라산 1100고지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제주대]

한라산 1100고지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제주대]

한라산 1100고지는 서귀포시 중문동과 제주시를 연결하는 1100 도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지이며, 해발고도가 1100m인 데서 붙은 명칭이다.

한라산 1100고지에서도 지난해는 2월 말과 3월 초에 이어진 고농도 상황 때에는 3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강 교수는 "도시대기 측정망에서는 24시간씩 365일 연속 측정하지만, 한라산은 고산지역 여건 탓에 6일 간격으로 측정했다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연평균치 이내인 것은 확실하다"며 "국내 다른 고산지역에서는 이처럼 1년 내내 측정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지난해 도시대기측정망에서 측정한 데이터는 정리 중이지만, 2018년보다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악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의 경우 국가 배경농도 측정소인 백령도나 울릉도에서도 연평균치가 17㎍/㎥로 환경기준치를 웃돌았다.
또, 제주에서도 제주·서귀포 시내는 18~21㎍/㎥를 기록했다.
국가 배경농도 측정소이면서 해발고도가 낮은 제주도 서쪽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서도 16㎍/㎥를 기록했다. 이나마도 4~12월 측정치뿐이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고산평야의 모습. 연합뉴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고산평야의 모습. 연합뉴스,

강 교수는 "1100고지는 지상에서 대략 1㎞ 높이에 위치한 대기 경계층보다 높아 국지 오염원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라며 "이곳에서도 중국에서 기류가 유입될 때는 영향을 받지만,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산지의 경우 중국에서 오는 편서풍의 영향을 직접 받는 데다 서울 등 수도권 오염물질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한라산만큼 공기가 깨끗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강원도 평창은 2018년 연평균치가 23㎍/㎥를 기록했고,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삼척·강릉은 18~20㎍/㎥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행 국내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이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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