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려라 돈, 믿어라 복리의 마법…기적은 기본이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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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63)

대전 모 기업에서 ‘행복한 부자 되는 돈의 심리학’이라는 강의를 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부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워크숍을 사내에서 진행하면서 강의장 한쪽 벽에 걸어놓은 플래카드에 쓰여있던 슬로건이 ‘기본을 기초로 기적을 만드는 2020’이었습니다.

슬로건을 보면서 참 멋진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의하면서 저도 모르게 몇 번이나 슬로건을 언급했습니다. 기업을 일으키는 것, 멋진 삶을 만들어 가는 것 모두 기본을 바탕으로 기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부자가 되는 과정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기적, 작은 돈이 큰 돈이 되는 기적, 수익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기적을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 버핏은 눈 굴리기 효과(Snowball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사진 Pixabay]

기적을 만드는 눈 굴리기 효과
기적을 만드는 기본, 투자와 돈 관리에서 기적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태도는 무엇일까요? 여러 의견이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수익’과 ‘시간’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됩니다.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기적, 작은 돈이 큰 돈이 되는 기적, 수익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기적을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은 눈 굴리기 효과(Snowball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1000만원이 100배가 늘어 10억이 된다면 이것은 기적이 아닐까요?
매월 10만원씩 투자한 돈이 10억이 된다면 기적이 아닐까요?

1000만원을 매년 12%씩 운영했을 때, 41년이 지나면 100배인 10억이 됩니다. 매월 10만원씩 41년을 투자하면 12% 수익으로 10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익이 6%로 줄어들면 기간이 엄청 늘어납니다. 1000만원은 80년이 걸리고, 매월 10만원씩 저축하면 68년이 걸립니다. 긴 시간이지만 언젠가 돈은 자라나 있습니다. 매월 투자하는 돈을 20만원으로, 30만원으로 늘인다면 당연히 기간은 줄어듭니다. 언젠가 그 돈은 시간과 수익에 따라 100억원도 됩니다. 100세 시대의 내 삶에 10억원을 만들 수 있다면, 내 자녀에게 10억원을 물려줄 수 있다면, 1000만원이나 매월 10만원 투자로 그것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작은 기적이 아닐까요?

눈 굴리기는 기적을 만듭니다. 아주 작은 눈덩이가 점점 커져 엄청난 크기로 자라나는 것처럼 매월 10만원, 30만원 투자하는 돈이 시간이 흐르면 엄청난 크기로 자랍니다. 적절한 수익과 적절한 시간은 계산으로 떠올리기 힘든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만들어 주는 기적은 가끔 지루하게 다가오고 어렵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 내 생애가 아니라 자녀의 생애에 가서야 빛을 발할 것 같이 여겨집니다. 그래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면 기적 만들기를 그만둬야 할까요?

작은 눈덩이가 점점 커져 엄청난 크기로 자라나는 것처럼 매월 10만원, 30만원 투자하는 돈이 시간이 흐르면 엄청난 크기로 자랍니다. 적절한 수익과 적절한 시간은 계산으로 떠올리기 힘든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사진 Pixabay]

변곡점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기적
금융환경은 계속 변화합니다. 그 변화 속에서 위기와 기회가 오고 갑니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사는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몇 번의 변곡점을 만나게 됩니다. 이 변곡점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대한민국 경제사에서 최대의 변곡점은 IMF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습니다. 그때 기억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IMF 사태 때 우리는 그때까지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온몸으로 이겨내야 했고, 이 변화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힘들어 했습니다. 사업을 접어야 했던 사람,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사람, 유학 가 있던 자녀를 귀국시켜야 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우리를 슬프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켠에선 그 고통의 시간에, 금리 차이와 환율 차이를 이용해 엄청난 부를 키웠습니다. 모두 주식시장을 떠날 때 투자를 해 엄청난 수익도 얻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현금 유동성이 있고,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하락한 자산을 낮은 가격에 사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대부분이 변화가 심한 시기에 위기를 참지 못하고 자산을 처분합니다. 그럴 때 투자자산이 있거나 투자 여력이 있으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적절하게 부동산, 주식, 채권에 투자하면 지금까지 차근차근 만들어 온 기적은 큰 변곡점을 만들어내면서 기적의 크기와 차원을 바꿔버립니다.

과연 우리에게도 변곡점이 올까요?1998년 IMF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마다 한 번씩 온다던 위기, 2018년부터 계속 예측되던 위기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10년에 한 번쯤 큰 변곡점이 온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인생이 100년이라면 10번이고, 소득을 벌기 시작해서 돈을 운용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5번 정도의 변곡점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이자율로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기적은 만들어진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막연한 믿음이나 환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으로 눈 굴리기 효과, 복리의 마법을 믿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사진 Pixabay]

강의를 진행하면서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를 하고 계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라고 했을 때 50여명 중서 3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다른 곳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투자하고 있는 비율이 20%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자산을 키워나가기 힘든데 대부분 투자를 위험하다고 회피합니다.

현재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투자는 필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하고, 투자 경험을 쌓게 했다는 유대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라고 살아가면서 돈에 대한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기본을 기초로 기적을 만든다.’ 참 멋진 표현인 것 같습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이자율로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기적은 만들어진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막연한 믿음이나 환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으로 눈 굴리기 효과, 복리의 마법을 믿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작은 기적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변곡점을 잘 활용하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 부자를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요? 처음부터 금수저로 태어나기도 했겠지만 차근차근 돈을 아끼고 저축하던 과정에서 작은 변곡점을 잘 활용한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기본을 지키다 보면 그 과정에서 극적인 기적의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행운아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