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학조사관 여력 없어" 울산 신천지 방문 뒤늦게 파악

중앙일보

입력 2020.02.23 13:5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신천지 울산교회가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후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울산교회를 방역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신천지 울산교회가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후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울산교회를 방역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울산의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구뿐만 아니라 울산 신천지 교회를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 역학조사관 인력 부족으로 울산시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다.

22일 울산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20대 교사
대구에서 근무하며 부모님 댁 울산 오가
울산 신천지 교회 간 사실, 뒤늦게 파악
부모와 여동생은 "신천지인 줄 몰랐다"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은 23일 브리핑에서 "국내 363번째이자, 울산 지역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인 27세 여성이 당초 신천지 대구 교회를 다녔다고 파악됐는데 16일 신천지 울산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며 "당시 100여명이 울산 교회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는 이 확진자 외에 추가 감염자는 없다"고 했다.

울산시는 전날 브리핑에서 대구에 거주하는 A씨가 대구 신천지 교회에 다닌다고 발표했다. A씨는 울산 부모 집에 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울산 신천지 교회에도 다닌 점은 22일 오후 늦게 파악됐다.

이 국장은 "정부에 역학조사를 요청했으나 '여력이 없으니 자체적으로 실시하라'는 지침에 내려와 울산 내 자체 5명의 역학조사팀을 꾸려 조사를 했다"며 "신천지 울산 교회에 다닌 사실이 뒤늦게 파악된 점 양해해 달라"고 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A씨의 주민 등록상 거주지는 대구 수성구다. 이곳에서 여동생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부모님이 거주하는 곳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다. A씨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날인 22일로부터 최근 2주 이내에 울산과 대구를 오가며 신천지 교회를 다녀 왔다. 울산에서 1번, 대구에서 4번 총 5번이다. 대구 신천지 신도(31번째)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18일 이후에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우선 A씨는 9일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예배를 봤다. 이후 KTX를 타고 울산으로 이동했다가 부친이 운영하는 울산닥터리연합내과에 들렀다. 당시 A씨는 콧물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0일 A씨는 다시 대구로 가서 12일, 13일, 14일 매일 신천지 대구 교회에 들렀다. 15일에는 울산에서 다시 부산 해운대에 들렸다가 울산에 왔다. 이후 16일 오후 3시30분에 신천지 울산 교회에서 2시간 동안 예배를 봤다. 울산시에서 파악한 울산 내 신천지 신도는 4800명 정도다.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조치사항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조치사항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확진자 가족 중에서 A씨만 신천지 교회 신도로 부모님과 여동생은 A씨가 신천지 교회를 다니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는 "딸이 신천지 교회를 다니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대구에서 A씨와 같이 사는 여동생도 "언니가 신천지 교회를 다니는지 몰랐다"고 울산시에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 22일 급히 가족 3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 조사를 했으나, 23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울산시는 A씨가 다녀간 부친의 병원과 모친의 약국을 모두 폐쇄됐다.

울산시는 울산 내 신천지 교인의 명단을 요청해 전수 조사 중이다. 또 울산에서 대구로 예배를 보러 간 6명을 검사했다. 이 중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1명은 조사 중이다. 대구에서 울산에 예배를 보러온 4명의 명단도 파악 중이다. 울산 신천지 교회와 복음방 17개소를 폐쇄하고 방역소독을 진행 중이다.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은 "신천지 울산 교회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명단이 오는 대로 유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족 외에 추가로 A씨와 접촉한 택시기사, 공무원 등 20여명도 자가 격리 중이다. 울산시 내 편의점과 음식점 등도 폐쇄됐다.

다행히 상담 교사인 A씨가 대구에서 학생들과는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확진자가 최근 학생들과는 접촉하지 않았다"며 "다만 2월 중순에 학교에 와서 회의를 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를 출입 통제하고 교사들을 자가격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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