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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출구는 안된데이" 신천지 대구교회 옆 카페도 문 닫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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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 앞. 김윤호 기자

22일 오후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 앞. 김윤호 기자

"4번 출구로 가면 그 앞으로 지나가야 안되나. 고마 3번 출구로 가자." 22일 오후 대구시 지하철 1호선 대명역. 6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옆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스크를 낀 여성이 어디를 말하는지 알겠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같이 3번 출구로 향했다. 이들이 말하는 '그 앞'은 대명역 4번 출구로 나와 30m쯤 걸어가면 나오는 신천지 대구교회인 듯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첫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예배를 본 교인들이 줄줄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 앞은 인적하나 없었다. 4차선 도로를 끼고 있는 큰 인도로, 평소 지하철을 타거나, 서부정류장 방면으로 가는 시민들이 많이 걸어 다니는 곳이다.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인근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미국 유명 브랜드 햄버거 판매점, 편의점도 교회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붙어 있다.

22일 오후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 앞. 김윤호 기자

22일 오후 찾은 신천지 대구교회 앞. 김윤호 기자

신천지 대구교회는 승합차 2대가 주차장 입구에 세워져 있을 뿐, 별다른 인적이 없었다.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원도 보이지 않았다. 20여분간 교회 앞을 지켜봤지만, 교회 출입구로 들어가고 나오는 신도도 없었다. 인도로 걸어 다니는 시민도 없었다. '썰렁' 그 자체였다.

상당수 시민들은 길 건너편으로 걸어 다니고 있었다. 실제 교회 길 걸너편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신천지 대구교회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는 시민이 눈에 띄었다. 언론사들의 카메라도 보였다. 50대 주민은 "저기(교회) 앞으로 가면, 혹시 나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명초등학교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가서 육교를 이용해 교회 건너편으로 걸어 다닌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지 모르지만, 요 며칠 외국인 기자들도 많이 취재하는 것 같더라. 우리 동네 코로나19 이야기가 해외에도 알려진 모양이다"고 답답해했다. 한창 손님이 많을 주말 낮이지만,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햄버거 판매점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최근 코로나19 관련 입장문을 내고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철저한 조사와 진단이 이뤄질 수 있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8~21일 신천지 대구교회 본 건물(지하 1층, 지상 9층) 전 층에 대해 대대적인 방역소독을 시행하기도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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