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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왜 中 낙태 문제작에 주목했나?

중앙일보

입력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으로 연일 화제다. 그 가운데 중국의 애니매이션이 아카데미 단편애니매이션 부문에 올랐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낙태를 조명한 송스치(宋思琪)감독의 '여동생(妹妹)'이 그것이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송스치 감독의 작품은 국제영화제에 다수 노미네이트 되는 등 다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작품 '여동생'을 살펴봤다.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송스치 감독의 단편 ‘여동생’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한 가정에 끼친 심리적 타격을 다소 슬픈 어조로 바라본다. 8분 짜리 애니매이션은 '우리가 갖지 못한 형제들'에 대한 헌정이다. 영화는 한 남자아이가 만약 어머니가 둘째아이(여동생)를 낙태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생활이 어땠을지 상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은 1979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됐다. 그 결과 수백만 명의 아이가 세상의 빛도 보지 못했고, 형제자매 없이 자라는 세대가 생겨났다. 송 씨는 이 작품이 정치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언제나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기 때문이다. 그는 한 자녀 정책이 한창일 때 둘째로 태어났다. 영화는 그의 개인적 감상이 투영됐다.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메이킹필름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메이킹필름 캡처

허난성 출신의 송스치 감독은 부모님 두 분 다 공무원이었다. 송 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의 경력은 나 때문에 가로막힌 지점이 있다. 둘째인 나를 낳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미래는 더욱 유망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몇 년 간, 송스치의 부모는 그를 갖기 위해 그들이 희생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오빠의 삶은 어땠을 지 늘 궁금해했다. 송 씨은 칼아츠(CalArts)에서 영화제작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야 이 질문을 영화로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송 씨는 그곳에서 '누나가 있었어야 했다'는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그 유학생은 영화의 나레이터가 됐다.

영화는 어린 여동생의 사소한 괴롭힘을 참아내는 오빠의 입장을 보여준다. 여동생은 그의 장난감을 숨기고 티비 채널을 두고 그와 싸우지만, 여동생이 오빠의 빠진 이를 씨앗처럼 심는 동화같은 순간도 있다.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송 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슬픈 화두를 유머러스하게 풀고 싶었다. 나는 오빠와 함께 이가 무엇인가로 자라길 바라며 화분에 묻곤 했는데, 중국어로 치아가 새싹과 발음이 같았기 때문이다."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단편애니 '여동생(妹妹)' 캡처

파스텔 흑백 스타일은 송씨가 어렸을 때 배운 중국 전통 수묵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와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이 영화의 질감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털실로 만들어졌다. 송씨는 이 소재의 부드러운 질감이 어린 시절의 추억의 향수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씨는 베이징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표현 방식의 무한한 가능성 때문에 영화제작,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정착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미술, 기술과 스토리텔링이 모두 어우러진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다음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우리 시대를 반영하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차이나랩 임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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