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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코로나 진원지 우한에 지난해 교회 설립···"수년 전 폐쇄"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천지가 2019년 중국 우한(武漢)에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신천지가 2019년 중국 우한(武漢)에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신천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초 발생 지역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지난해 교회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성이 주목되고 있다.

21일 신천지는 홈페이지인 ‘진리의 성읍 아름다운 신천지’ 내 교단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2019년 중국 무한 교회를 설립했다. 이 페이지에는 “2019년 단 10개월 만에 10만 3764명 수료, 하나님의 능력 나타나다. 신천지 해외 워싱턴 DC 교회, 우간다교회, 중국 내 몽고교회, 중국 무한교회, 영국교회 설립”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무한은 우한을 한자음 표기다.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는 현재 봉쇄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일 기준 후베이성에서 6만203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2029명이 사망했다. 만약 신천지가 대외적으로 선전한 것처럼 우한시에 교회를 설립하고 포교활동을 해온 것이라면 이번 국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13일 중국 매체 복음시보는 “우한의 한 교회에서 ‘신천지’ 이단이 발견됐다. 새로운 신자들 사이에 신분을 숨기고 신천지 포교를 하려는 신자들이 섞여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대구교회 측은 "총회본부에 물어봤는데 중국 당국에서 수년 전부터 폐쇄했기 때문에 포교활동과 교회 운영이 전혀 안된다고 한다. 중국에 갈 수도 없고 우한에서 들어온 사람도 없다.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가 오후 다시 열면서 '중국 무한 교회 설립' 문구를 삭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저희도 신천지 교회가 중국과 다른 나라에도 지회가 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특히 감염원 발병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후베이성 등에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악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북구 거주자가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함께 대구를 동행한 다른 2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조선대병원에 격리 중이다.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북구 거주자가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함께 대구를 동행한 다른 2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조선대병원에 격리 중이다.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교인들이 대구 외 전국으로 퍼지면서 코로나19가 함께 확산하는 모양새다.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52명 추가로 확인됐고 국내 확진자는 156명으로 늘어났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83명에 달한다. 국내 확진자 156명 중 52.6%가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된 사람이다.

신천지대구교회 발(發)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져나간 가운데 대구시가 진행 중인 신천지대구교회 전체 교인 대상 조사 결과 의심 증상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체 교인 대상 조사가 진행 중이다. 1차로 조사한 3474명 중 409명이 증상 있다고 답변했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전날 대구시가 사전조사한 교인 1001명(31번과 같은날 예배한 인원) 가운데 의심 증상이 있다고 답한 135명과 합치면 544명에 달한다. 이들 중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뒤 사는 곳으로 돌아가 확진을 받는 이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기 김포, 경남 진주ㆍ합천 등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스더 기자, 대구=백경서 기자,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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