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o 사교육' 수능만점, 송영준의 2021년 대입필승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2020학년도 수능만점자 송영준군. [연합뉴스]

2020학년도 수능만점자 송영준군. [연합뉴스]

어휴 좋겠다. 정말 너무 부럽네.”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논술 학원. 2020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송영준(19)군이 나타나자 학부모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송 군은 어려운 가정환경에 사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교꼴지에서 수능만점’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그런 송군이 이날 학원을 찾은 이유는 수험생 후배들에게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전해주기 위해서다.

이 학원은 과거 공교육 지원 사업의 하나로 송군이 다닌 김해외고의 방과 후 수업을 1년 정도 맡아서 한 인연이 있다. 마이크를 손에 쥔 송군은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 수시로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며 “수시ㆍ정시 모두 경험해봤다.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여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에픽 아카데미 제공]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에픽 아카데미 제공]

"시험기간 하루 3시간씩 자며 시간확보"

우선 송군이 내신 공부 전략으로 강조한 건 ▶시간활용과 ▶기출문제 분석이었다. 그는 “공부 시간을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학교의 의무자습 시간이 오후 11시까지였다”며 “이때까지 (밀린) 과제를 하지 않는 것이 내 철칙이었다”고 밝혔다. 자습 시간에는 철저히 내신을 위한 공부에 집중했다. 과제는 그 이후에 잠을 줄이면서 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수면시간과 관련해 “내 경우 평소엔 하루 5시간, 내신 시험 기간엔 하루 3시간 정도 잤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3시간만 자라는 건 아니다”며 “사람마다 자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내신 기출 분석은 필수 

송군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내신 기출 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군은 과거 PPT와 교과서 등 시험 범위가 유독 많은 과목이 있었는데 2학년 때만 해도 분량을 소화하지 못해 한 번도 1등급을 맞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3학년 때 우연히 PPT 내용이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그제야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군은 “극단적 사례지만 선생님이 문제 내는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어 “시간과의 싸움…미련두지 말고 넘겨라”

송군이 강조한 수능 전략은 과목별로 달랐다. 국어의 경우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학생들이 보통 문제를 잘 푸는 것에만 집중하는데 어려운 문제를 ‘확확’ 넘기며 미련을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미 머릿속엔 답을 정해 놨음에도 미련 때문에 고민을 이어 가지 말라는 뜻이다.

그는 최근 어려워지고 있는 비문학 지문에 대해선 “모의고사가 아닌 철저히 수능 기출 문제 위주의 논리를 익혀야 한다”면서 “이 경우 학생 혼자 하기가 어렵다.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그래도 부족할 경우 학원에 다니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9)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수학 “21·30번 킬러문항 버리면 1등급 포기하는 것”

이어 많은 수험생이 어려움을 겪는 수학 과목에 대해선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어렵기로 악명높은 21번과 30번 문항을 버리고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킬러 문항을 버리는 건 1등급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 “나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을 5등급 맞았었다”면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문제집을 따라서 풀지 말고 자기 레벨에 맞는 문제집을 선정해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어 과목의 경우 단어 외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군은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가 되면 많은 학생이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기준에 맞춰 타협하려고 한다”면서 “그렇게 타협해서 생긴 목표는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8)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2020년 수능만점자 송영준(18)군이 18일 경기도 분당의 한 논술학원의 대입 설명회에 참석해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수험생들은 송군이 강조한 말을 종이에 적어가며 들었다. 몇몇 학부모는 강연이 진행된 1시간여 동안 핸드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둔 박선영(47)씨는 “사교육을 안 받고 어떻게 수능을 만점을 받았는지 궁금해서 왔다”면서 “1ㆍ2ㆍ3학년 때의 마음이 다 다른데 결국 수능을 처음부터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홍수민(18)양은 설명회가 끝난 후 “(송군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당 논술학원의 권재현 강사는 “과거 공교육 지원 사업의 하나로 우리 학원이 송군이 다닌 김해외고의 방과 후 수업을 1년 정도 맡아서 했다”면서 “이 역시 공교육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권 강사는 “송군은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전혀 없다”며 “고등학교 때 인터넷 강의를 들은 것이 전부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