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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잘한다" VS "국민 우롱·무시"…윤석열 광주 방문에 보수·진보 충돌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광주고검과 광주지검을 찾은 가운데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윤 총장의 행보를 응원하는 보수성향 단체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윤 총장, 광주고·지검 방문…검사들 격려 #“검찰개혁”-“윤 총장 환영” 상반된 집회 #윤 총장, “15년 만에 방문…아주 반갑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 등을 방문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윤 총장 광주 방문에 찬반 입장을 보인 단체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하는 모습. [뉴시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 등을 방문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윤 총장 광주 방문에 찬반 입장을 보인 단체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하는 모습. [뉴시스] [연합뉴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광주고검과 광주지검을 방문해 “내가 15년 전 (광주지검 검사로) 근무하다 딱 이맘때 바로 이 자리에서 전출 행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광주 방문과 관련해 규탄과 환영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데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 대신 광주지검과의 인연을 소개한 것이다.

윤 총장은 또 “전출 (당시) 검사 대표로 남아 있는 분들께 인사를 했는데, 그 이후로 광주고·지검을 처음 본다”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15년이 지났는데도 (주변 환경과 건물이) 그 모습 그대로 있어 반갑다”고 했다. 윤 총장의 광주 방문은 지난 13일 부산고검·부산지검에 이은 두 번째 일선 검찰청 격려 방문이다.

그는 수사와 기소 판단 주체를 달리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별도의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이날 윤 총장은 박성진 광주고검장과 문찬석 광주지검장 등 고검·지검 검찰 간부들과 인사를 나눈 뒤 청사에 들어가 직원들을 격려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 등을 방문한 가운데 청사 정문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왼쪽)와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보수성향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 등을 방문한 가운데 청사 정문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왼쪽)와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보수성향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윤 총장이 검찰청사로 들어간 5분여 뒤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2시10분쯤 보수단체인 자유연대 관계자들이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던진 한 시민의 멱살을 잡은 것이다. 윤 총장이 검찰청사로 들어간 후 자유연대 쪽으로 접근했던 시민은 충돌 후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날 광주지검 앞에서는 윤 총장의 방문에 맞춰 진보·보수단체가 각각 집회를 열고 있었다. 앞서 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12시30분쯤 ‘윤석열 총장 환영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M(문재인) 바이러스’라는 음악에 맞춰 ‘문재인 방 빼’ ‘윤석열 잘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등·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등·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맞은편 인도에서는 오후 1시부터 광주전남촛불민주시민 관계자 20여 명이 현 정부의 검찰 개혁에 찬성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해도 되는 건가’, ‘표창장은 안되고 주가조작은 되는 건희’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한편, 윤 총장은 황병하 광주고등법원장과 환담 후 광주지법 정문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 소속 여성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윤 총장이 승용차에 오르려 하자 차량 앞을 가로막으며 항의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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