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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더기 확진자 나온 대구…“신천지 396명 연락 안 돼”

중앙일보

입력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룻밤 사이 또다시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전 출근시간 대구지하철2호선은 이용객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고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룻밤 사이 또다시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전 출근시간 대구지하철2호선은 이용객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고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0일 다시 무더기로 쏟아졌다. 18일 61세 여성(31번 환자) 1명, 19일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0일에는 2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20일 오전 9시 현재 총 대구에만 확진 환자가 34명이다.

어린이집 교사 포함 23명 추가…총 34명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전수조사도 진행 #권영진 시장 “정부 대응정책 전환 필요” #대구의료원 코로나 대응시설 전환 방침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추가 확진된 환자는 남구 12명, 달서구 7명 등 대구시 전역에 분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자가 9명, 여자가 25명이다.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특히 지금까지 확인된 확진 환자 34명 중 26명이 대구의 첫 확진 환자인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1번 환자는 신천지예수교(이하 신천지) 신도로, 대구시는 이 환자와 함께 지난 9일과 16일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 대구교회(이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확진자도 21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를 본 신천지 신도 1001명(중복포함)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락이 닿은 신도 중 90명(9%)가 코로나19 증상이 있다고 답했고, 증상이 없다고 답한 인원은 515명(51.4%)이었다. 연락이 닿지 않은 인원은 396명(39.6%)에 달했다. 대구시는 계속해서 이들 신도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대구시는 증상이 있다고 답한 신도 90명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했고 최대한 빨리 검체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1대 1 전담 관리체제도 구축했다. 나아가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벌일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0일 오전 대구시 중구 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20일 오전 대구시 중구 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추가 확진된 환자에는 미술학원 교사 1명과 어린이지 교사 1명도 포함됐다. 미술학원 교사는 수성구 만촌동 아트필미술학원으로 원생은 7명이다. 어린이집은 동구 하나린 어린이집으로 교사 20명, 원생 150명이다. 확진자가 가르치는 원생은 45명 정도로 집계됐다.

대구시는 해당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근무자를 자가격리 조치하고 시설을 폐쇄했다. 학부모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이날 오전 7시쯤 통보했다. 역학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독 방역도 실시할 방침이다.

확진환자 34명 중 15명은 지역 음압병동에 입원 치료 중이며 19명의 환자는 이날 오전 추가 확보한 12개 병실에 입원 조치됐다. 나머지 부족한 7개 병실은 확보 중이다. 향후 대구의료원에 입원한 일반 환자 전체를 다른 곳으로 이송해 코로나19 환자만을 위해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음압병실이 부족한 상황에 처하자 대구시는 정부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보건당국에 중증환자는 음압병실로, 경증환자는 1인 1실의 일반병실에 입원시키는 방향으로 전책 전환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20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한 발열환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20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한 발열환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권 시장은 “정세균 국무총리 대구 방문(19알)에서도 건의드린 바와 같이 현재 방역 정책에 대한 패더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의료인력과 의료시설 확보, 의료인력 방호 등에 대한 보다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패러다임 전환’은 어떤 의미인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경계’ 단계를 ‘심각’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진 환자를 음압병실에서 격리치료하는 방식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 보건체계를 동원해도 어렵다고 본다. 중증 환자는 음압병실에서, 경증 환자는 1인 1실에서 치료하면 충분히 격리 치료가 가능하다. 제게 권한이 있다면 좀 더 강한 지역사회 통제 정책을 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달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올 예정이다.
“중국인 유학생과 관련해 지역 대학들과 준비를 하고 있다. 내일(21일)부터 대학 기숙사를 통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보호 격리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관광객들의 대구 방문을 자제하도록 할 방침이 있나.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대응하겠지만 전국적인 대응 부분은 중앙정부와 통일을 해야하고 자체 판단하기엔 이르다.”
의심환자 폭증에 대비한 검사장비나 의료인력들이 갖춰져 있나.
“현재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검사할 수 있는 시약이나 키트 등에는 문제가 없고 부족하면 질병관리본부에서 즉각 지원해주기 때문에 괜찮다. 물론 비약적으로 환자가 느는 상황에는 대비해야 한다. 인력 부분은 중앙정부에 지원요청을 하겠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동선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 동선은 오후 2시 질본 공식 브리핑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지자체 수준에서 동선 공개는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자 중 신천지 신도들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수조사 하는 데 묵비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전화 연결 안되는 사례가 396명이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적극 협조하고 있다.”
대구에 자동차 부품공장 등 제조시설이 많은데 타격이 있지 않은가.
“업체들에 대한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이들 중 확진자가 나오면 잠정적으로 폐쇄를 해야 하는데 상공회의소와 협력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시민 이동 통제를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더 강한 행동요령만을 요청드리는 수준이다. 법적인 문제가 있어 지자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행동요령이 굉장히 중요하다. 저희는 중앙정부와 상관 없이 ‘심각’ 단계를 선포한 것과 다름 없는 상태다.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해주시고 가정 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이나 보건소로 바로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전화하거나 선별진료소를 거쳐주길 당부드린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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