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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가고 싶었나...주우한 총영사 결국 정년퇴임자 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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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석달간 공석이었더 중국 주우한 총영사에 임명된 강승석 전 주다롄 출장소장. [사진 외교부]

19일 석달간 공석이었더 중국 주우한 총영사에 임명된 강승석 전 주다롄 출장소장. [사진 외교부]

석달간 공석이었던 중국 주우한 총영사에 19일 강승석 전 주다롄 출장소장이 임명됐다.

강 신임 총영사는 이날 밤늦게 국내 지자체와 기업, 민간단체 등에서 전달한 구호 물품을 싣고 우한지역에 투입되는 임시 화물기 편으로 현지에 곧바로 부임할 예정이다. 강 총영사는 총영사 직무대리를 맡아온 이광호 부총영사를 비롯한 영사 4명을 지휘해 우한 지역에 남아 있는 100여명의 교민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 총영사는 출국에 앞서 이날 오후 3시 강경화 외교부장관 주재로 열린 중국지역공관장 영상회의에 참석해 “오늘 중책을 맡아 우한에 부임하게됐다. 엄중한 시기에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성을 다해서 총영사관 직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잔류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총영사는 주다롄 출장소장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말 정년 퇴임한 뒤 두 달 만에 다시 총영사에 임명됐다. 퇴직 인사를 다시 발탁한 것이다. 외교가 안팎에선 현직 외교관 중에선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부임을 꺼려 퇴직 인사 가운데 고른 거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현직이냐, 퇴직이냐를 구분하지 않고 외교 자산을 적재적소에 광범위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강 신임 총영사는 중국 내 여러 곳에서 근무했고, 영사 분야 전문가로 가장 적합한 분이어서 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총영사는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출신으로, 1988년 외교부에 들어와 주칭다오 부영사와 주홍콩 부영사, 주선양 영사 등을 거쳤다.

강 총영사의 신속한 부임을 위해 중국 당국도 협조했다고 한다. 대사와 달리 총영사는 부임 전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이 필요 없지만, 그동안 중국은 사전 협의를 요구해왔다.

한편, 이날 오후 11시 45분 인천공항을 통해 우한으로 투입되는 화물기(아시아나)에는 안면 보호구, 의료용 장갑, 분무용 소독기 등 방역물품이 주로 실릴 예정이다. 마스크의 경우 지난달 30∼31일 우한 현지 교민 귀국에 투입된 두 편의 전세기와 지난 3일 운행한 화물기를 통해 일반용과 의료용이 각각 180만장과 25만장 등 총 205만장이 지원됐다. 외교부는 “구호 물품의 국내 수급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지난달 30일 중국에 총 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키로 결정하고 구호 물품 지원을 추진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물품을 보내는 중이라 정확하게 집계하긴 어렵지만, 현재 500만 달러 중 절반 넘게 집행했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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