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고발 연기한 미래통합당 “미룬 것뿐…꼭 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0.02.18 16:50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김상선 기자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김상선 기자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고발을 예고했던 미래통합당이 고발장 제출을 연기했다. 미래통합당은 고발장 보완으로 인한 연기일 뿐 고발 계획 자체가 틀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 측은 18일 “고발장 수정·보완으로 인해 제출이 연기됐다”며 “추후 일정이 정해지면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고발하는 것인 만큼 전문가들의 법적 검토를 거쳐 고발장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고발장 제출을 주도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은 “정확히 고발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고발장 제출은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朴 유죄 보면 文도 묵시적 승인 있었다 판단” 

이날 오전 곽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송철호 울산시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청와대 행정관은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게 불리한 범죄 첩보를 만들었고, 청와대 비서관은 경찰이 이를 수사하도록 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을 청와대에 18차례 보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총선 관련 당내 경선 관여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것에 비춰볼 때 문 대통령도 피고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판결문에는 “대통령이 각 행위에 대해 모두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실행 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모 내지 행위 지배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곽 의원은 “구체적인 인식 없이도 묵시적 승인 내지 지시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해 박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됐다”며 “당시 관여한 청와대 직원을 승진시키거나 현재까지 재직시키고 있는 것만 봐도 문 대통령의 명시적‧묵시적인 승인 또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돈 봉투 만찬 사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등 무혐의로 결론 난 사건들은 문 대통령이 마구잡이로 수사 지시를 한 탓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곽 의원은 지난해에도 문 대통령을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고발장 제출돼도 검찰 수사 착수 가능성 작아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대통령 직접 수사까지 가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공소장에 “대통령의 동의하에”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울산 사건 공소장에는 “현직 대통령과 30년 지기”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하여”라는 표현이 들어갈 뿐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 광범위한 증거가 확보됐다. 그러나 이번 울산 사건의 경우 청와대가 “압수수색 목록이 불분명하다”며 압수수색을 막아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의원 역시 “공소장에 문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부분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파면된 지 11일 후 자연인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처음 섰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되면 사건 배당이 되기는 하겠지만 이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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