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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우버도 헷갈려 소송한다···배민·타다 노동자 정체는?

중앙일보

입력 2020.02.18 05:01

업데이트 2020.02.18 10:44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정부 대상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우버와 타다 [사진 AP=연합뉴스, VCNC]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정부 대상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우버와 타다 [사진 AP=연합뉴스, VCNC]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플랫폼 노동규제법의 시행을 멈춰달라고 미국 법원에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국내 렌터카 호출 업체 ‘타다’는 기사를 관리ㆍ감독하며 불법 콜택시 운영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무슨 일이야?

〈미국〉
-2월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AB5 법을 중단해 달라'며 우버가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올해부터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행된 AB5법은 회사와 ‘계약관계’인 개인사업자도,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고용된 직원’으로 인정하게 한다. 우버 기사도 ‘우버 직원’ 대우를 받는다는 얘기.
-우버는 캘리포니아 주를 대상으로 위헌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국〉
-2월 10일, 검찰은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VCNC 박재욱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혐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어기며 돈 받고 승객을 실어나른 것이다. 검찰은 구형하며 “타다가 운전자의 근로자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사실상 불법 파견 아니냐는 취지.
-타다 기사의 90%는 프리랜서다.

이게 왜 중요해?

-우버와 타다의 재판 결과가 각각 미국과 한국 플랫폼 업계와 정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배달의민족ㆍ우버ㆍ타다 같이 주로 앱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잇는 기업을 ‘플랫폼 업체’라고 하고, 이들과 계약해 일하는 이들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한다. ‘플랫폼 노동’은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은 ‘고용’, ‘직원’의 기존 정의를 허문다. 신분은 개인사업자인데 회사에게 일감을 받아 쭉 관련 일을 한다면 '정말 프리랜서'가 맞나, 하는 문제 제기다.

중요하다는 근거는?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52만 1000명. 이들은 555개 O2O(Online To Offline) 기업과 일하지만 그 회사 직원은 아니다. O2O 기업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전체 플랫폼 노동자의 3%인 1만6000명에 불과하다(2월 4일 과학기술정통부 발표).

플랫폼 노동구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플랫폼 노동구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외주ㆍ초단기계약 같은 ‘그림자 노동’이 미국 내 기업들 업무의 16%를 차지한다. 민간 고용 연구기관 ADP가 7만5000개 주요 기업 1800만 개 일자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2월 5일 ADP리서치 발표).

각각 입장은?

-캘리포니아 주의 AB5법안 입법 취지는 이렇다.
“실제로는 그 회사 직원인 노동자들이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됐다. 휴가ㆍ보험 같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착취 당하고 있다. 중산층 붕괴와 소득 불평등에 일조한다.”

-우버가 위헌 소송에서 한 주장은 이렇다.
“변호사나 네일 아티스트 같은 다른 직종에는 적용을 면제하지 않나. 네트워크 기반 업체들에게만 가혹한 처사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훼손한다.”
“적용하면 회사 인건비가 20% 이상 증가해 경영이 어렵다. 플랫폼 일자리도 줄어든다.”

나랑 관련 있나?

-2019년 11월, 국회입법조사처는 “AB5법을 참고해 우리 나라에도 플랫폼 노동 입법을 검토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2월 14일, 타다는 기사에게 실업ㆍ질병ㆍ상해ㆍ노령을 대비해 지원하는 ‘파트너 케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흐름 때문이건 당장의 재판 때문이건,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종사자 복지 관련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알면 좋은 내용

-플랫폼 노동에 배달·운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ADP는 ‘그림자 노동자’에는 완전히 다른 두 종류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55세 이상 고학력 전문직 프리랜서’다. 이들의 70%는 취업을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독립계약자로 일한다고 했다. 60%는 ‘앞으로도 이렇게 일하겠다’고 했다.
둘째는 ‘젊은 저학력 초단기 계약직’이다. 이들은 1~6개월간 회사와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며 소득이 낮다.
-뉴욕ㆍ뉴저지 등 미국의 다른 주들도 캘리포니아의 AB5와 비슷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법원의 AB5 법안 관련 가처분 기각 판결문 원문은 여기.     https://www.courtlistener.com/recap/gov.uscourts.cacd.768703/gov.uscourts.cacd.768703.52.0_1.pdf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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