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립한 '타다' 박재욱 대표 "내 손으로 유니콘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0.02.17 05:00

업데이트 2020.02.17 10:18

논란의 '타다' 박재욱 신임 대표 단독 인터뷰

박재욱 타다 대표는 1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독립한 타다를 유니콘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VCNC]

박재욱 타다 대표는 1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독립한 타다를 유니콘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VCNC]

‘운명의 한 주’. 지난 1년여 간 논쟁적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에겐 이번 주가 그렇다. 17일 시작하는 2월 임시국회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을 다룰 예정이다. 오는 19일엔 서울중앙지법에서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박재욱 VCNC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다. 업계에선 이번 주가 타다의 운명뿐만 아니라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전체의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곡점(變曲點)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의 핵심 당사자는 지금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중앙일보는 박재욱(35) VCNC 대표를 지난 14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때마침 쏘카 이사회는 1심 선고를 앞둔 지난 12일 타다 사업 부문을 쏘카로부터 분리하고 박재욱 대표를 신설법인 타다 대표에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일각에선 타다의 사업성이 불투명해지자 쏘카가 타다를 ‘꼬리 자르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표는 “타다는 꼬리가 아닌 머리”라며 “매각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손 떼는 이재웅

서울 성수동 VCNC사무실 입구. 박민제 기자

서울 성수동 VCNC사무실 입구. 박민제 기자

왜 독립하는 건가.
“쏘카와 타다는 사업모델이 다르다. 차량만 공유하는 쏘카와 달리 타다는 드라이버와 함께 하는 사업이다. 새로운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선 '안정적 쏘카'와 '역동적 타다'를 분리하는 게 유리하다. 두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더 빠르게 두 개의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만드는 데 도전할 것이다. 만약 정말로 타다를 매각하려 했다면, 쏘카 이사회가 인적분할 대신 팔기 편하게 (자회사를 만드는) 물적 분할을 택했을 것이다.”
이제 이재웅 대표는 타다와 어떤 관계?  
“이 대표는 신설법인 타다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2008년 포털 다음(DAUM) 경영에서 물러난 것처럼, 이젠 타다 대주주로서 역할만 한다. 앞으로 타다의 경영 및 의사 결정은 나를 비롯해 타다에서 일하는 내 동료들이 내린다.”
이 대표가 정말 손 떼는 것인가.
“그렇다. 우리는 초기 스타트업으로 돌아가 역동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는 젊은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회사를 키워 나갈 것이다. 두렵기도 하지만 그보단 기대가 더 큰 상태다.”

"미숙했던 점 개선하겠다" 

운명의 한주를 맞은 타다 서비스. [사진 VCNC]

운명의 한주를 맞은 타다 서비스. [사진 VCNC]

박 대표는 지난해 10월 타다 서비스 출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차량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택시업계, 스타트업 간 논의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입법화가 추진 중인 상황에서 타다의 증차 계획은 이해당사자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택시업계의 대대적인 시위가 이어졌고 관련 법 개정안에는 타다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갔다. 검찰은 박 대표 등을 기소했다. 박 대표에게 지금 상황을 자초한 측면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미숙했던 점을 인정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문제를 키웠다.
“좌충우돌하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 계획을 발표한 건 누군가를 자극하려는 게 아니었다. 우리의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미래 사업계획을 발표한 것이었는데 와전됐다. 갈등으로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다. 우리가 갈등을 좋아한다거나 일부러 갈등을 키운 게 아니란 얘기다. 기본적으로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다. 전략적으로 우리가 부족했고 미숙한 점이 있었다는 건 인정한다. 타다는 1년 조금 넘은 스타트업이다. 앞으로 독립하면 더 가다듬고 개선하겠다.”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성수동 패스트파이브 간담회장에서 1주년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성수동 패스트파이브 간담회장에서 1주년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는 '타다 금지' 외에도, 혁신적 서비스를 허용하는 조항도 분명히 있다. 왜 반대만 하나.

“택시 규제를 푸는 건 당연히 찬성한다. 그런데 우리 서비스를 죽이는 조항까지 어떻게 찬성할 수 있나. 미래를 규제해 과거를 지키는 법안이다. 택시 규제를 푸는 부분만 따로 처리(개정)하자는 얘기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여금을 내고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으면 되지 않나.
“기여금은 우리가 먼저 얘기한 방안이다. 하지만 명확한 실태조사 없이 시장의 ‘파이(수익 규모)'가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여금부터 낼 순 없다. 이미 택시업계에 정부가 주는 보조금이 연간 8000억원이 넘는다. 스타트업이 얼마나 증차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돈(기여금)부터 내고 사업을 시작하라는 건 불공정하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 산업의 규제를 풀고 신산업의 유입을 허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체적인 파이를 키울 수 있다. 기술의 힘, 플랫폼의 힘이 그래서 필요하다. 파이가 커져야 택시 면허 값도 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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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가에게 공포심 확산

지난해 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안타깝고 씁쓸하다. 법정에서 되게 멍한 느낌이었다. 법에 명시돼 있는 서비스이고 관련 부처와 대화하면서 만들었는데 형사 피의자가 되니 참담한 마음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시각 페이스북에선 ‘타다를 지지하는 탄원서’가 공유되고 있었다.

타다 지지 탄원서가 오늘(14일) 확산되고 있던데. 
“요즘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면 괜찮냐’고들 묻는다. ‘타다가 사라지면 우리 사업은 어떻게 되느냐’고 걱정한다. 이런 공포심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 젊은 창업가들이 어떤 혁신을 할지 고민하는 대신 '사업이 커지면 나도 처벌받는 거 아닌가'하고 두려워하는 얘기만 한다." 

박 대표에게 창업을 후회하지 않은지 물었다.

"그럼에도 나는 창업 자체를 후회하지 않는다. 험난하지만 0에서 1을 만드는 일, 기술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타다를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으로선 다시 우리가 치열하게 미래만을, 사업만을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만약 법원과 국회에서 원치않는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지 물었다. 2011년 VCNC를 만든 10년차 창업가 박재욱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짧게 답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에 차 있던 그의 목소리가 순간 떨렸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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