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아이티의 한 무허가 보육원에서 불이 나 최소 17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의 한 보육원에서 전날 오후 9시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전 상태에서 켠 촛불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관계자는 밝혔다. 서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이티에서 전력 부족 현상은 만성적인 일이지만 최근 몇 주간 특히 더 심각했다.
화재 발생 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소방대가 도착했으며 아이들을 신속히 병원으로 옮길 구급차도, 산소통도 없어 피해가 커졌다고 AP는 밝혔다. 이 보육원에는 모두 66명의 어린이가 있었으며, 17명의 사망자는 대부분 연기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된 어린이들은 다른 보육원으로 옮겨졌다.
사고가 난 보육원은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었다. 아이티의 보육원 754곳 중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곳은 고작 35곳에 그친다.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가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보육원에서 자라고 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보육원으로 달려온 부모들은 검게 타버린 침실을 보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화재가 발생한 보육원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본부를 둔 자선단체가 1977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비위생적인 환경과 아동 과밀 문제를 지적받아 온 것으로 알려져다.
[서소문사진관]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