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 KARD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열린 Mnet ‘엠카운트다운’ 리허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4/87e3fbf3-e29d-40f6-b6f1-4b9956c82147.jpg)
혼성그룹 KARD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열린 Mnet ‘엠카운트다운’ 리허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우리의 가장 큰 숙제가 한국 내 인지도를 키우는 것이다. 해외 팬분들도 이렇게 말한다. 올해 우리의 목표는 한국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레드 문'으로 컴백한 4인조 혼성그룹 KARD(카드)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남자 멤버 2명(비엠, 제이셉)과 여자 멤버 2명(전소민, 전지우)으로 구성된 KARD는 핑클, 젝스키스, 카라 등을 만들었던 DSP미디어가 2017년 내놓은 혼성그룹이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정식 데뷔 전 내놓은 '오나나'(Oh NaNa), '돈트 리콜'(Don't Recall), '루머'(RUMOR) 등이 유튜브 조회 수가 1000만 건을 돌파하고 빌보드에서는 '주목할만한 K-POP 신인 10'에 선정됐다. 또 2017년 데뷔 후 내놓은 두 번째 싱글 'Don't Recall'이 아이튠스 차트 25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25위 안에 진입한 K-POP 가수는 방탄소년단(BTS)뿐이었기 때문에 KARD의 이같은 성적은 큰 화제가 됐다.
이후에도 KARD는 영국, 아일랜드, 칠레, 브라질 등 유럽과 남미에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 6월 1일 KARD의 베트남 공연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4/59c0e962-9f1e-45c5-8d0e-634eee433c4a.jpg)
2019년 6월 1일 KARD의 베트남 공연 [중앙포토]
이렇게 KARD가 정작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가요계 관계자들은 KARD의 고전은 음악보다는 그 외 요인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음악은 전형적인 남성 아이돌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성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도“남자 2명, 여자 2명이라는 구성이 이미 보이그룹과 걸그룹 중심으로 재편된 한국 가요시장에서 팬덤을 얻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인기 혼성그룹 '룰라'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4/3ee49b42-05d9-4cb6-9a8c-70d629142e49.jpg)
1990년대 인기 혼성그룹 '룰라' [중앙포토]
한때 혼성그룹은 한국 가요계를 이끄는 한 축이었다. 룰라, 투투, 영턱스클럽, 샵, 코요테, 쿨 같은 혼성그룹들이 가요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H.O.T나 S.E.S 등 인기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제 K-POP 시장에서 혼성그룹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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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기획사에서는 걸그룹, 혹은 보이그룹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엔 아이돌 그룹에 대한 팬덤이 주요 요인이 됐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엔 노래만 좋다면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가수+연인'의 판타지를 자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며 "혼성그룹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소비하는 해외에선 통하지만 국내에선 한계가 명확하다. 대부분의 기획사가 혼성그룹을 만들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1990년대 인기를 모았던 '영턱스클럽'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4/20c9332b-1b68-4389-9408-b64adca7404a.jpg)
1990년대 인기를 모았던 '영턱스클럽' [중앙포토]
실제로 2000년대 중반에서 남녀공학, 써니힐 등 혼성그룹이 나왔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가요계를 떠났다. 심지어 2007년 데뷔했던 5인조 혼성그룹 써니힐은 2014년 4인조 걸그룹으로 재편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선 이런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걸그룹 혹은 보이그룹 일변의 가요계 시장은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
녹록치 않은 환경이지만 DSP 측은 혼성그룹으로서의 KARD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거둔 좋은 반응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음악성을 앞세워 국내 인지도를 차츰 넓혀가겠다는 입장이다. KARD의 멤버 전지우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저희 노래를 듣고 '이 팀 뭔데 노래 좋지' 하면서 새롭게 유입되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