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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 공식 종료...수억 마리 동물 피해 남겨

중앙일보

입력

호주 당국이 지난 6개월 동안 이어졌던 산불이 종료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롭 로저스 산불방재청 부청장은 이번 호주 산불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고 선언했다.

롭 로저스 부청장은 “악몽 같았던 그간의 산불이 모두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호주 산불로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됐다. 호주 정부는 야생동물 비상구호자금으로 5000만 달러를 책정하는 등 동물 구조에도 최선을 다했다. (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구조대원 가슴에 매달려 먹이를 받아먹는 어미 잃은 회색머리날여우박쥐, 화마가 휩쓸고 간 캥거루섬에서 막 구조된 코알라, 귀와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된 주머니 여우, 두 다리에 입은 화상 치료를 받은 동부 회색 캥거루. [EPA·AFP=연합뉴스]

호주 산불로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됐다. 호주 정부는 야생동물 비상구호자금으로 5000만 달러를 책정하는 등 동물 구조에도 최선을 다했다. (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구조대원 가슴에 매달려 먹이를 받아먹는 어미 잃은 회색머리날여우박쥐, 화마가 휩쓸고 간 캥거루섬에서 막 구조된 코알라, 귀와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된 주머니 여우, 두 다리에 입은 화상 치료를 받은 동부 회색 캥거루. [EPA·AFP=연합뉴스]

로저스 부청장은 “이제 우리는 산불로 타버린 지역에서 다시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돕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산불 진화에는 지난 6일부터 쏟아진 폭우가 큰 역할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틀 동안 최고 400㎜의 비가 내리면서 홍수피해가 나기도 했지만, 호주 동부지역에 비가 골고루 내리면서 남은 산불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NSW주는 지난해 9월 이후 1만 1000여 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540만 헥타르(5만4000㎢)가 불에 탔다. 이 과정에서 2500여 채의 가옥이 소실됐다.

호주 전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1100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남한 면적 이상의 지역이 불에 타 6500개 건물이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동물의 피해도 컸다. 코알라를 비롯한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었다. 이번 산불로 인해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위기종'에 지정될 위기에 이르는 등 113종의 동물이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 서식지의 30% 이상을 산불로 인해 잃었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산불은 극심한 가뭄 탓에 좀처럼 진화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포도밭으로 유명한 호주의 헌터밸리의 경우 지난해에 무려 101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6개월간 이어진 호주 산불이 종료됐다. 산불 종료를 선언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6개월간 이어진 호주 산불이 종료됐다. 산불 종료를 선언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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