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키워도 화질 또렷 S20울트라…비결은 ‘잠망경 렌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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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고배율 광학 줌을 구현한 폴디드 렌즈의 구조. [사진 삼성전기]

고배율 광학 줌을 구현한 폴디드 렌즈의 구조.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카메라다. 가장 상위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의 경우 1억800만 화소 카메라에 100배줌까지 제공한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이런 카메라를 장착한 모델은 없다. 사실상 전문가급 카메라(DSLR)를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 현존최고 100배줌 카메라 공개 #1㎝도 안되는 두께에 렌즈 가로 배치 #빛의 굴절 이용한 폴디드 방식 #1억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도 장착

삼성전자는 12일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갤럭시S20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을 공개했다. 영상은 해변의 모습이 등장하고 모래사장과 멀리 떨어진 강아지로 점차 시선이 옮겨가는 구도로 진행된다. 10배 이상 피사체를 확대해도 화질이 또렷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0배 줌까지는 화질의 저하가 없는 무손실줌이며, 최대 100배까지 고배율 줌이 가능하다.

잠망경처럼 빛의 굴절을 이용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선 갤럭시S20 시리즈의 카메라 기능이 화두였다. 개수가 늘고 렌즈가 커지면서 직사각형 모듈(아래) 안에 카메라를 배치했다. [연합뉴스]

잠망경처럼 빛의 굴절을 이용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선 갤럭시S20 시리즈의 카메라 기능이 화두였다. 개수가 늘고 렌즈가 커지면서 직사각형 모듈(아래) 안에 카메라를 배치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은 꾸준히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해왔다. 웬만한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미러리스)를 뛰어넘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그래도 고배율 광학줌이 가능한 DSLR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DSLR의 경우 100배줌을 구현하려면 별도의 고배율 렌즈가 필요하다. 그만큼 두껍고 무거워지는 셈이다. 하지만 갤럭시S20 울트라는 별도의 렌즈 장착 없이 DSLR에 준하는 성능을 구현해냈다.

비결은 잠망경 구조로 배치한 폴디드 방식이다. 고배율 광학 줌을 구현하기 위해선 렌즈와 이미지 센서와의 거리가 그만큼 길어져야 한다. 렌즈를 켜켜이 쌓아서 배열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다 보니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1㎝도 안 되는 스마트폰 두께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갤럭시S20 울트라는 렌즈를 프리즘을 이용해 가로로 배치하는 접는(폴디드) 방식을 채택했다. 잠망경처럼 빛의 굴절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미지센서 크기도 ‘1/1.33인치’로 전작 ‘1/2.55인치’ 대비 훨씬 넓어졌다. 카메라는 이미지센서의 면적이 넓고, 화소 수가 높을수록 고품질의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 김승연 상무는 “갤럭시S20과 S20 플러스는 갤럭시S10 대비 약 1.7배 센서를 키웠고, 갤럭시S20 울트라는 약 2.9배 큰 센서를 달았다”면서 “센서 크기를 키우고 효율을 높인데다 카메라 구조를 바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혁신했다”고 말했다.

삼성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사진 삼성전자]

삼성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사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무한정 키울 수 없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개별 화소를 줄일 수밖에 없다. 1억800만 화소를 촘촘히 박아 넣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픽셀 한 개에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줄어들어서 상대적으로 사진이 어둡게 촬영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고해상도 이미지센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픽셀 9개를 한 개처럼 묶어 보다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노나셀’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센서가 S20 울트라의 판매량 증가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 밝힌 ‘2030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버지는 “삼성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고 주장하지만 충분히 테스트할 때까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고 유보적인 판단을 내렸다.

한편 블룸버그·CNBC·폰아레나 등 주요 외신은 삼성이 공개한 S20 시리즈와 조개껍질 모양으로 접히는 Z 플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CNN은 “한국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만 놀랄 일이 아니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플립 폰은 충격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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