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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타다금지→택시혁신' 총대 맨 박홍근 '수상한 속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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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이재웅 쏘카 대표(우). [박홍근의원실,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이재웅 쏘카 대표(우). [박홍근의원실,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타다금지법이 아닌 택시혁신법’이라고 주장하자, 타다를 서비스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가 ‘궤변’이고 ‘여론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무슨 일이야?

-2월 7일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박홍근 의원이 말했다.
“제가 발의한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 아닌 택시혁신법이다…(중략). 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몇 시간 뒤, 이재웅 쏘카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신산업을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그것이 ‘타다금지법’이 아니라고 여론을 왜곡하는 박홍근 의원이 있는데 민주당은 어떻게 벤처 4대강국을 만들고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왜 문제가 됐지?

-‘택시혁신법’이라고 하면 꼭 필요한 법 같고, ‘타다금지법’이라고 하면 신산업을 억누르는 나쁜 법 같은 인상을 준다.
-박 의원 입장에서는 타다 같은 신생 기업을 '여당이 금지한다'는 시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타다 측은 ‘무면허 여객자동차 운송’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타다가 ‘혁신적’임을 부각해야 유리한 상황이다.

왜 지금인데?  

-2월 3일 여야가 임시국회 개원에 동의했다. 계류 상태인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도 있다. 4월에 21대 총선이 있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20대 국회 마지막 회기다. 여기서도 통과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2월 10일 검찰은 타다로 불법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로 이재웅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 전엔 무슨 일이?

-2018년 10월. 여객운수법 시행령의 '예외조항'을 근거로 타다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행법상 렌터카 사업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없다. 단, 11~15인승 승합자동차를 빌려줄 때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소비자에게 '잠시' 빌려주면서 운전자도 알선하는 렌터카 호출 서비스다.

-2019년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 간부들이 타다 경영진을 ‘불법 택시 운행’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9년 5월. 차량공유 서비스에 반대하던 76세 개인택시기사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분신해 사망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 아웃'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2019년 10월. 운전자 알선 예외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을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통과되면 타다는 지금처럼 운영할 수 없다.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빌리되,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ㆍ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개정안에는 플랫폼 운송 사업자가 기여금을 내고 운송 사업을 보다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2019년 12월.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입법된다.

참고할 점은? 

-박홍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이자 서울 중랑을 현역 의원이다. 중랑구는 강서구·도봉구와 함께 관내 택시회사가 많은 3대 지역이다. 서울 일반택시 1만9000여대 중 1747대가 중랑구 소속이다. 서울시 지난해 12월 국토위 법안 심의 후 한 민주당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 “지역구에 택시 차고지가 유난히 많은 박 의원(서울 중랑을)이 총대를 메고 나머지 의원들은 눈을 감는 양상이었다.”

-이재웅 대표는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함께 방북했다. 그해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았으나 5개월 만에 사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타다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기존의 택시하는 분들의 어떤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또 ‘타다’ 같은 새로운 보다 혁신적인 영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