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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중…범부처 ‘바이러스 연구소’도 필요”

중앙일보

입력

한국화학연구원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바이러스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미혜(60)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 연구 현황과 2020년 기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화학연이 주관해 8개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해 만든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에서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단 분야의 경우 이미 기업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신속한 진단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의 첫 단계다. 화학연은 지난달 30일 국내 바이오벤처인 웰스바이오와 신종 코로나 분자진단ㆍ신속진단 기술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 기술을 이전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해 특이 유전자 검출이 가능한 분자진단 기술과 임신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 검출용 신속진단 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현재 신속한 제품 출시를 위해 긴급사용 승인허가 획득을 추진 중이다. 융합연구단은 지난해 3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를 20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해 산업체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해 연구기관에 배양하겠다고 밝혔다. 화학연 관계자는 “다음 주쯤 융합연구단에 바이러스가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한 후 백신 개발 연구에 들어간 융합연구단은 현재 백신에 필요한 재조합 단백질 면역원을 제작하고있다. 질본에서 분리 증식된 바이러스가 도착하면, 실험쥐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상태에서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이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최종 검증할 수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분리해 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연합뉴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분리해 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연합뉴스]

결국 바이러스 해결을 위해서는 사람ㆍ동물ㆍ환경ㆍ연구가 동떨어지지 않는 ‘원(one) 헬스’의 개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원장은 “범부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에 감염병 연구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으니 이곳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상반기 내 의약품 데이터베이스(DB)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반기에는 소재 DB도 공개할 예정이다. 신약개발 과정의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 연구원에 있는 화합물은행에는 신약 물질과 생물학적 타깃을 효과적으로 찾는 데이터를 640만개 갖고 있다”며 “국내 산업계와 연구자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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