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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최' 뜨면 조회 100만···봉준호가 의지하는 그녀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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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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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완벽했고, 우리는 모두 그녀에게 의존한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놀라운 기록을 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추켜세운 인물이 있다. 상식 시즌 내내 봉 감독과 '기생충' 배우들과 함께한 통역사 최성재(샤론 최·Sharon Choi)다.

통역 동영상 유튜브 줄줄이 조회 100만 회 넘어 #"놀라운 기억력" "언어 천재" 교민,유학생도 엄지척 # 단편영화 만든 감독..."영화 응원하겠다" 팬덤으로

봉준호의 '언어 아바타'로 활약한 샤론 최에 대한 해외 언론은 물론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샤론 최를 별도의 기사로 조명했을 정도다. NYT는  "그녀는 레드 카펫과 심야 TV 출연을 통해 봉 감독의 연설과 인터뷰 내용을 영어로 번역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두 4차례 무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무대 위에서 최씨의 차분한 존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봉 감독은 'E!'와의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샤론 최가) 엄청난 팬덤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샤론 최의 통역에 반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화면 캡쳐]

[사진 뉴욕타임스 화면 캡쳐]

봉 감독이 언급한 '팬덤'은 과장이 아니다. 현재 SNS에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적절하고 깔끔한 어휘력" "뛰어난 언어능력도 그렇지만 기억력도 대박" "샤론 최 통역사의 미친 기억력" 등의 격찬이 쏟아지고 있다. 봉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살려 그의 유머까지 놀라우리만치 정확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Youtube)에도 샤론 최의 통역 장면을 담은 영상이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미국 기자의 곤란한 질문에 능숙 대처' (152만회), '가장 어렵다는 한국어 유머 통역하기'(111만회), '기생충 영화 흥행에 샤론 최 통역사가 주목받는 이유 분석'(114만회) 등등 통역 동영상이 시선을 끌고 있다.

최 씨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나이는 스물다섯이고, 단편 영화를 만든 적이 있으며, 현재 다음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감독이라는 정도다. 봉 감독은 시상식 후 진행한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최씨가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현재 장편 영화를 각본을 쓰며 준비 중이다. 나도 그가 쓴 각본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기생충' 홍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투나잇쇼'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 지미 팰런이 영화 내용을 물었다. 봉 감독이 "스토리를 모르고 봐야 재미있다"라고 한 것을 최 씨는 "the film is the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라고 통역했다. 구어체로 봉 감독의 뜻을 명확하게 전달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한 "(배우들을) 살아서 날뛰는 물고기처럼 만들어주고 싶은데···"라고 한 말도 "I want them feel like they're fish fresh out of water free to flap around whenever they want"라고 옮겨 감탄을 자아냈다.

송강호가 한 무대에서 "(이 영화에서)저를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한 말을 "You'll be almost sick of me after this film"이라고 통역했다.

'완벽하다'…통역의 중요성 환기    

1월 5일(현지시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선 샤론 최. [AP=연합뉴스]

1월 5일(현지시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선 샤론 최. [AP=연합뉴스]

최씨의 영어 실력은 해외에서 유학했거나 현지에 사는 사람들조차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언어의 뉘앙스를 제대로 살린 그의 정확한 통역이 문화 차이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문화 교류에서 통역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는 얘기다. 심지어 "신성한 통역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극찬도 나왔다.

일부 트위터리안은 "방탄소년단도 전문 통역이 있으면 깊은 생각을 더 전달하고 질문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영화감독 샤론 최 응원하고 싶다" 

트위터에서는 그가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날카로운 부분은 부드럽고 품위 있게, 강조하려던 부분은 더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다듬어서 통역하는 거 보면 대단하다. 이 분의 영화가 궁금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샤론 최의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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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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