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신설된 ‘일본판 해병대’인 육상자위대 예하 수륙기동단의 전력화가 완료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1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수륙기동단은 미 해병대와 오키나와의 미군 훈련장(블루비치)에서 9일 첫 연합훈련을 가졌다.
전신인 육자대 서부방면 보통과 연대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13차례 연수 명목의 훈련을 했지만 정식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산케이는 "미군의 '제자'에서 함께 싸우는 '전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자위대를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격상시킬 움직임이다. 미군이 상륙 병력인 수륙기동단과 연합훈련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훈련도 미군이 먼저 요청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훈련 내용도 매우 실전적이다. 우선 수륙기동단 제2연대와 미 해병 제31원정대(31MEU) 대원이 미해군 상륙선거함(저먼타운함LSD-42)에서 11척의 소형보트에 나눠 탄 뒤 해안에 상륙해 적을 제압했다. 이후 시속 65㎞의 빠른 속도로 공기부양정(LCAC)이 상륙해 고속 기동 다연장로켓인 하이마스(HIMARS)를 배치하는 형태로 훈련은 진행됐다.
미 해병대는 원정군이 전진기지를 확보하는 개념의 새로운 작전(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s·EABO)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작전 개념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활동 반경을 늘리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과 충돌 사태가 발생하면 본진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도서 지역에 전진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군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비슷한 작전을 편 적이 있다. 지난해 1월, 해병대사령관 출신의 조셉 던포드 당시 미 합참의장은 미 상원 국방위에 출석해 “인도·태평양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전진기지 확보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으론 소규모 부대가 여러 개의 섬을 점령한 뒤 미사일 등을 설치해 거점을 구축, 적에 대응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 목표물을 분산시켜 중국 해공군의 움직임을 상당히 견제할 수 있다.
이번 연합훈련의 방점도 사실 이런 작전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다. 로버트 브로디 미 해병 31원정대 사령관은 “(이번 훈련을 통해) 미 해병과 자위대의 위기대응능력, 팀워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들의 전술이나 연대는 EABO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작전에 이바지한다”고 산케이에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