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카데미 작품상 확률, '1917' 16.46% '기생충' 15.09% 박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 앞 레드카펫 현장에 오스카 대형 트로피가 놓여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국제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뉴스1]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 앞 레드카펫 현장에 오스카 대형 트로피가 놓여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국제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뉴스1]

다크호스 ‘기생충’이 ‘1917’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 ‘1917’이 작품상ㆍ감독상 등을 놓고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간 10일 아카데미 시상식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은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ㆍ각본상ㆍ편집상ㆍ미술상ㆍ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으로 아카데미상에 첫 도전을 한 이래 처음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ㆍ외국어영화상, 미국 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작가조합(WGA) 각본상, 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편집자협회(ACE) 편집상 등을 휩쓸며 세계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날인 8일에도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35회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SA)에서 최우수 국제영화상을 받아 수상 기록에 추가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 앞에서 자신을 '오스카슈퍼팬'이라고 소개한 영화 애호가가 기생충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 앞에서 자신을 '오스카슈퍼팬'이라고 소개한 영화 애호가가 기생충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내외신을 막론하고 ‘기생충’의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수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제 영화계의 관심은 작품상ㆍ감독상 등 주요 부분의 수상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기생충’을 포함해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는 ‘포드 V 페라리’ ‘조조 래빗’ ‘조커’ ‘아이리시맨’  등 모두 9편. 이 중 가장 막강한 경쟁작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운 제작사 앰블린 파트너스가 제작했다. 골든글로브에선 작품상ㆍ감독상 등 2관왕에,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무려 7관왕에 올랐다.

‘1917’의 멘데스 감독은 감독상 부문에서도 봉 감독을 가장 위협하는 경쟁자다.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로 2000년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단 한 번 올라 수상했고 20년만에 다시 후보에 올랐다.

‘1917’이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히는 데는 전쟁영화에 우호적이었던 아카데미상의 역사도 한몫 한다. ‘플래툰’(1987), ‘잉글리시 페이션트’(1997),  ‘허트 로커’(2010), ‘지상에서 영원으로’(1954), ‘패튼 대전차 군단’(1971) 등 다수의 전쟁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의 8일 집계에 따르면 작품상 수상 확률은 ‘1917’이 16.46%로 가장 높았다. ‘기생충’은 15.09%로 2위에 꼽혔다. 또 감독상 가능성 역시 ‘1917’을 1위(24%), ‘기생충’을 2위(20.76%)로 점쳤다. 각본상 부문(23.34%)과 국제영화상 부문(24.78%)에서는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했다.

지난달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 직후 '기생충'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포스터. [사진 '기생충' 트위터]

지난달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 직후 '기생충'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포스터. [사진 '기생충' 트위터]

이런 ‘1917’의 강세 속에서도 ‘기생충’의 수상을 예측하는 여론도 다수다. 뉴욕타임스의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너는 8일 아카데미 주요 후보 작품들을 소개하며 “‘기생충’이 이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러 등장인물들에 따라 긴장감을 더하는 능수능란한 시퀀스로 주목받는 ‘기생충’이 편집상 수상도 가능하고, 이는 곧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LA타임스가 4일 보도한 아카데미 시상식 예측 기사에서 영화평론가 저스틴 창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성향을 보면 ‘1917’이 작품상을 받을 것처럼 보이지만, 다크호스 중 다크호스이자 최강의 와일드카드인  ‘기생충’이 충분히 이길 수 있고 자격도 된다”고 밝혔다.

영화 평점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도 4일 아카데미상 수상작에 대한 예측 결과를 내놓으며 ‘기생충’을 작품상 수상작으로 꼽았다. 로튼토마토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면서 “‘1917’로 예측하는 것이 안전한 베팅이겠지만, 시상식 시즌 동안 다수의 투표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기생충’을 극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기생충’의 수상이 실제 이뤄질 경우, 외국어(비영어) 영화로서 작품상을 받는 첫 번째 사례로 아카데미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지난달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한 '기생충'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박소담ㆍ이선균ㆍ최우식ㆍ이정은ㆍ송강호 배우. [A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한 '기생충'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박소담ㆍ이선균ㆍ최우식ㆍ이정은ㆍ송강호 배우. [AP=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시작되는 시상식에는 봉 감독 외에도 송강호ㆍ조여정ㆍ이선균ㆍ이정은ㆍ박소담ㆍ최우식ㆍ장혜진ㆍ박명훈 등 출연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또 각본상 후보 한진원 작가, 미술상 후보 이하준 미술감독, 편집상 후보 양진모 편집감독, 작품상 후보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기생충’과 함께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의 단편 영화 ‘부재의 기억’의 수상 여부도 이번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다. 세월호 참사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의 비극을 재구성한 ‘부재의 기억’은 단편다큐멘터리상을 놓고 캐롤 다이싱거 감독의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스마리티 문드라 감독의 ‘세인트 루이스 슈퍼맨’ 등과 경합을 벌인다.

이지영ㆍ나원정 기자 jylee@joongang.co.kr

☞아카데미상=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미국 최대 영화상. ‘오스카’라고도 불린다. 아카데미상 선정은 제작자ㆍ감독ㆍ배우ㆍ스태프 등 영화인들로 구성된 아카데미 회원 8000여 명의 투표로 이뤄진다. 임권택ㆍ봉준호ㆍ박찬욱ㆍ이창동 감독, 배우 송강호ㆍ이병헌ㆍ배두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 30여 명의 한국인도 투표권이 있다. 이들의 투표는 4일까지 진행됐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