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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진천·아산 주민 만나 “교민 수용 감사”…주민들 “지역 경제 걱정”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고 있는 충북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시종 충북도지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고 있는 충북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시종 충북도지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이 마련된 충북 진천·음성과 충남 아산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음성의 맹동혁신도시출장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우한 지역에 있는 교민들을 이 지역으로 모셔 임시생활을 하게 한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진천·음성 주민 20여명이 참석했다. 임시생활시설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진천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음성과 약 1㎞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떨치고 ‘이분들(귀국 교민)도 다 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나누자, 오히려 우리가 더 따뜻하게 품어줘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하시면서 이분들을 가족, 형제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봉주 진천군 이장단 연합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진천군민들이 우한 교민들이 진천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형평성이 없어서 진천군민들이 처음에는 반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임시생활시설을 충남 천안에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천안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뒤 진천과 아산으로 옮겨 “천안에 밀렸다”는 얘기가 나왔다. 임흥식 맹동면 이장단 협의회장은 “임시생활시설 결정으로 충북 혁신도시에 위치한 식당은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우한 교민이 퇴소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기침체나 불안에 떨고 있을 것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고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한 식당에서 지역 주민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고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한 식당에서 지역 주민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주민 간담회에 앞서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 173명이 머무는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숙소 건물을 바라보면서 “저분들(교민)은 불편하긴 하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했고, 지역 주민들도 환영해주셨으니 국가가 왜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라며 “정부도, 지역 주민도 아주 좋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숙소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이곳엔 현재 교민 527명이 머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산시민들이 임시생활시설에) 반대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결과적으로는 아주 따뜻하게 품어주고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셔서 아산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들이 충분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아산 주민 2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지역경제가 여러 가지 심리적인 이유로 위축되는 현상이 생겼다”며 “지역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중앙정부, 충청남도, 아산시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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