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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3세대 투아렉…강력한 주행성능, 고급감은 ‘글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폴크스바겐의 SUV '기함' 투아렉의 3세대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박성우 기자

폴크스바겐의 SUV '기함' 투아렉의 3세대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박성우 기자

1세대 때부터 강력한 파워로 유명했던 폴크스바겐 투아렉의 3세대 모델이 지난 6일 국내 출시했다.

폴크스바겐이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부르는 신형 투아렉 3.0 TDI는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 토크 61.2㎏∙m의 수치 만큼 치고 나가는 힘이 대단했다.

차체에 알루미늄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기존보다 차 중량이 130㎏ 가벼워졌다고 한다. 가볍고 힘은 세니 더 잘 나가는 느낌이었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6.1초, 변속하는 느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올해 2분기 안에 출시할 4.0 모델은 421마력에, 현존하는 SUV 중 가장 강력한 최대 토크 91.8㎏∙m를 낸다고 폴크스바겐 측은 설명했다.

투아렉 옆모습

투아렉 좌측

외관은 깔끔하나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부리부리한 헤드램프에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장중하게 다가왔다. 길게 뻗은 보닛을 강조했고, 역동감을 높이기 위해 전고를 9㎜ 낮췄다.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면 높이가 1670㎜로 이전보다 39㎜ 낮아졌다.

운전석에 앉으니 15인치 대형 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된 ‘이노비전 콕핏’이 눈에 들어왔다. 시각적으로 엄청난 개방감을 주지만, 메뉴 하나하나는 다소 번잡해 보이기도 했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 있는 걸 보면 주행 중 운전자가 바로바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익숙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하면 디스플레이가 관련 메뉴를 바로 띄워야 하는데 요즘 이런 류의 기능들이 다 그렇듯 크게 민첩하진 않았다.

투아렉 운전석

투아렉 조수석

투아렉은 럭셔리 SUV로 분류되는데 인테리어 측면에서 단조로웠다. 계기판과 스크린 바로 아래를 가로지르는 스티치 마감과 밝은 우드 처리 등이 다소 럭셔리 감성을 떨어뜨렸다. 전고가 낮아져서 그런지 뒷좌석이 다소 협소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다시 주행성능. 액티브 롤 스태빌리제이션 기능이 있어 코너링 시에도 안정된 승차감을 줬다.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기본으로 넣어 전방 차량 급정거시 경고음이 울리게 했다.

터널 출구나 교차로 등 운전자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기 어려울 때도 차가 알아서 멈춰설 수 있다. 충돌이 감지되면 안전벨트를 조이고 창문과 선루프를 닫는다.

투아렉 트렁크

'올 휠 스티어링' 기능도 돋보인다. 시속 37㎞ 이하 저속에선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고, 고속에선 같은 방향으로 돈다. 회전 구간이나 유턴할 때 부드럽게 할 수 있고, 고속 주행시 안정성도 높아진다.

신형 투아렉은 폴크스바겐 그룹의 세로 배치형 모듈 매트릭스(MLB) Evo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같은 플랫폼이다. 길이 4880㎜, 너비 1985㎜로 이전보다 79㎜ 길고 45㎜ 넓어졌다. 주행 중 정숙성도 수준급이다.

신형 투아렉은 퍼포먼스 측면에서 손색이 없는 차다. 2분기에 4.0 모델이 나오면 파워 측면에서 동급 최고의 차가 아닐까 싶다. 다만 한국 정서에서 럭셔리 SUV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모델이다. 특히 가격이 트림에 따라 8890만~1억90만원, 각종 할인을 넣어도 8000만원 후반대다.

같은 폴크스바겐 계열로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우디 Q7이 가성비가 낫다고 보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 같다. 제네시스 GV80, 벤츠 GLE, BMW X5와 견줘봐도 비슷한 답이 나온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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